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컵 부자’ 둘에게 딱 하나 없는 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

세계 최고 스타 ‘메시·호날두’

4번째 본선임에도 우승 경험 없어

아르헨, 4년 전 아쉽게 준우승

포르투갈 최고 성적은 4강뿐

마지막될지 모를 이번 월드컵서

‘축구의 신’ 마라도나처럼

강력한 카리스마 보여줄지 관심



올드 사커팬들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32년 전 6월22일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아즈텍에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백넘버 10을 달고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떠뜨린 카리스마 넘치는 골을…. 당시 8강전에서 마라도나는 후반 6분 문전으로 올라온 공을 선제골(이른바 ‘신의 손’ 사건)로 연결시켰고, 불과 4분 뒤에는 나중에 ‘세기의 골’로 불린 두번째골을 성공시키며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자기진영 하프라인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잡은 그는 일거에 수비수 2명을 따돌리더니, 불과 11초 만에 상대 수비 숲을 뚫고 문전까지 치고들어가 월드컵 역사에 길이남을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키며 20세기 최고 축구스타임을 입증했다.

마라도나는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도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9분 자기진영 하프라인 부근에서 기가 막힌 킬패스로 골잡이 호르헤 부루차가의 결승골을 도우며 조국 아르헨티나에 짜릿한 우승의 감격을 안겼다.

마라도나 이후 아르헨티나가 낳은 최고의 축구스타로 꼽히는 또다른 ‘10번’ 리오넬 메시(31·FC바르셀로나). 10년 남짓 유럽 클럽무대 최고 스타로 활약하는 동안 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마라도나와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메시는 만 19살에 처음 출전한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하비에르 사비올라, 에르난 크레스포 등에 밀려 주전이 아니었다.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0-0)에 딱 한번 선발로 나왔을 뿐 벤치 멤버였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8강전에서 독일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져 탈락했고, 메시는 이날 벤치만 지켰다.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메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아르헨티나는 8강전에서 다시 독일한테 0-4로 지고 말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올라 독일과 맞섰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골을 허용하며 0-1로 져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메시는 최우수선수상인 아디다스 골든볼을 받았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리고 4년. 메시는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기간 동안 팀의 부진으로 한때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왔고 마지막 무대가 될 지 모를 이번 월드컵에서 대선배 마라도나가 32년 전 만들어놓은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독일, 스페인과 달리 우승후보로는 꼽히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D조에 편성돼 조별리그부터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메시와 당대 쌍벽을 이루는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 그도 메시처럼 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그가 이끄는 포르투갈은 2006 독일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16강까지 올랐다가 스페인한테 0-1로 덜미를 잡혔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1승1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포르투갈은 스페인, 모로코, 이란과 B조에 속해 조별리그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월드컵에서 메시는 4골, 호날두는 3골을 기록중이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4골을 몰아넣었고, 호날두는 2006년 이란전, 2010년 북한전, 2014년 가나전에서 각각 1골씩 넣었다. 마라도나는 통산 6골을 기록했다.

유럽 빅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호령하는 당대 최고의 축구스타이면서 월드컵 본선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한 메시와 호날두. 둘은 과연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할까? 포르투갈 출신 조제 모리뉴(5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브라질과 스페인이 유력한 우승후보”라고 전망하면서도 “메시가 있다면 아르헨티나도 우승 후보다. 포르투갈은 흥미로운 팀이다. 호날두가 있으면 불가능한 게 없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호날두의 포르투갈 월드컵 본선 성적표>

2006 독일월드컵 4강(프랑스에 0-1 패)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스페인에 0-1 패)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1승1무1패)

<메시의 아르헨티나 월드컵 본선 성적표>

2006 독일월드컵 8강(독일과 1-1 뒤 승부차기 2-4 패배)

2010 남아공월드컵 8강(독일에 0-4 패배)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독일과 0-0 뒤 연장전 0-1 패배)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