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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4년전보다 키 줄었지만…가볍고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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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A는 바뀔 수 있다."

결국 수많은 부상 도미노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생각까지 바꿨다. 신 감독은 14일 대표팀 엔트리 28명을 발표하면서 전술 변화도 시사했다.

그동안 신태용호의 기본 전술은 4-4-2 전술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투톱 일원으로 올린 뒤 상대 축구 스타일에 따라서 장신인 김신욱(전북 현대)과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강원 FC),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을 바꿔 쓰겠다는 복안이었다. 이 계획은 지난해 11월 강팀 콜롬비아를 상대로 2대1 승리를 따내며 메인 포메이션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물론 신 감독은 구체적 전술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저 "백스리와 백포 카드를 같이 갖고 가기 위해 수비수를 많이 뽑았다"는 힌트를 남겼을 뿐이다. 그래도 예측은 가능하다. 수비진은 3백과 4백을 혼용하면서 두껍게 가져가고, 공격에서는 스피드를 살려보겠다는 복안이 바로 그것이다. 3백을 쓰면 3백 전원이 중앙 수비수로 구성되기에 4백보다 오히려 수비수가 많이 필요하다. 실제로도 이번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인원은 지난번 대표팀에 소집됐던 장현수(FC 도쿄) 윤영선(성남FC) 권경원(톈진 취안젠) 외에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승현(사간 도스)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까지 무려 6명에 달한다. 이들의 평균 신장만 보면 186.8㎝로 스웨덴과 독일 등 유럽 선수들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28명의 평균 신장은 181.4㎝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평균 신장 184㎝보다 소폭 줄어든 모양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79.2㎝, 2006년 독일월드컵 180.3㎝,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182.3㎝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던 평균 신장이 이번 대회에서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추후 5명이 빠질 때 중앙 수비수에서 2명이 빠지면 평균 신장은 더욱 작아질 전망이다. 키가 작아지면서 평균 몸무게 또한 지난 월드컵 76.6㎏에서 73.4㎏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작지만 빠른' 측면 공격수들이 중용받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재성(전북 현대)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180㎝일 뿐 권창훈(디종 FCO) 문선민 이승우 등 윙어로 뛸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170㎝ 초반의 작은 키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가담해야 하는 측면 수비수도 이와 비슷하다. 김진수(전북 현대), 홍철과 김민우(이상 상주 상무),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박주호(울산 현대)와 고요한(FC 서울) 역시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결국 이번 엔트리는 1차전 상대이자 '첫 승 제물'로 노리는 스웨덴을 상대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춘 결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이승우와 문선민을 발탁한 배경을 두고도 "민첩함과 스피드가 좋고, 순간 돌파와 저돌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자신이 원하는 빠른 축구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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