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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이종열의 진짜타자] 송광민, 무릎에서 만드는 타이밍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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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5월 첫 주 LG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싹쓸이의 주역은 스윕을 확정짓는 지난 3일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송광민이었다.

송광민은 4일 현재 타율 0.344 10위, OPS(출루율+장타율) 0.914 18위를 기록하며 한화의 중심타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경기에서는 안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타석에서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송광민 타격의 결정체는 앞쪽 무릎인 왼쪽 무릎을 이상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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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송광민. 사진=MK스포츠 DB


타자에게 앞쪽 무릎은 볼을 맞추는 순간인 컨택(Contact) 포인트에서 곧게 똑바로 펴라고 한다. 그래야 단단한 벽을 이루며 강한 파워를 만들어내는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 앞다리 무릎이 구부러져야 할 때도 있다. 최근에는 투수들이 홈 플레이트 앞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 볼에 대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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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지난 4월3일 롯데와의 경기 만루홈런 타격자세


송광민의 타격폼은 좀 특이하다. 왜냐하면 볼을 때리는 순간 즉 컨텍 포인트에서 앞무릎이 구부러지면서 볼을 때리기 때문이다. 앞무릎을 구부리면서 때리는 볼의 구종은 변화구가 많다. 변화구가 떨어지는 만큼 앞무릎의 구부리는 정도를 다르게 하며 공략한다. 특히 홈 플레이트 앞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는 앞무릎을 구부리지 않으면 정확한 컨택 포인트를 만들기 어렵다.

테드 윌리엄스의 ‘타격의 과학’에서 폴 위너는 “낮은 공을 퍼 올리라고 말하곤 했지만 그것은 별로 효과가 없다. 그럴 때는 공을 향해 약간 무릎을 굽혀라. 그렇게 해야 스윙폼이 유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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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테드 윌리엄스의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에서 이야기한 낮은 볼을 공략하는 자세


사진 2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활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가 1970년에 집필한 타격의 과학에서 앞무릎을 구부리며 낮게 오는 볼을 대처하는 방법을 표현한 사진이다. 송광민의 타격폼을 보면 흡사 위의 사진과 비슷함을 느낀다.

송광민의 타격 자세는 쉽게 흉내 내기 어렵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비결은 그 전의 준비 자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준비 자세에서 왼발을 투수 방향으로 짧게 나간 후 뒤꿈치를 살짝 들었다 내리는 스트라이드를 통해 체중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며 힘을 쓸 수 있는 자세가 선행 되고 있다. 그 이야기는 무조건 앞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아니라 볼을 때려서 멀리 보낼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진 다음 좋은 컨택 포인트를 찾는 방법으로 앞무릎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타격폼은 자기 자신에게 맞는 폼이라고 한다. 선수마다 각기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신체에 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부분을 송광민이 찾아내며 한화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남들과 다른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던 남들과 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이 떠오른다. 다른 선수와 차별화된 타격폼으로 한화를 이끌고 있는 송광민을 응원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사진 캡쳐= SBS Sports, 베이스볼S

사진인용=테드 윌리엄스 ‘타격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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