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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김민석 보면서 나도 일 한번 내고 싶었다”…차민규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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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빙속 남자 500m 은메달

올림픽 첫 무대서 타이 기록 ‘역주’

김민석 동메달에 “나도 일 내고싶어”

“0.01초차, 덤덤하게 받아들이겠다”

맏형 모태범 16위, 김준호는 12위



한겨레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 차민규가 19일 밤 강원도 강릉시 강릉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차민규는 이날 경기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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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

‘아! 아깝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한국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19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남자 500m에서 올림픽 타이 기록을 세우며 34초42로 은메달을 따냈다. 선두인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게 0.01초 차로 뒤졌다. 3위는 중국의 가오팅위(34초65)에게 돌아갔다. 아깝게 금메달을 놓치자 관중석에선 아쉬움이 쏟아졌다. 차민규가 기록한 34초42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겨울올림픽에서 미국의 케이시 피츠랜돌프가 세운 기록과 똑같았다.

차민규의 은메달은 또 남자 500m 종목에서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 8년 만의 메달이다. 한국은 2006년 이강석의 동메달, 2010년 모태범의 금메달에 이어 또다시 500m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깜짝 스타 탄생이다. 차민규의 기록은 이전 올림픽 기록과 타이였다.

차민규는 이날 18개 조 가운데 14조의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같은 조 상대로는 캐나다의 길모어 주니오가 뛰었다. 차민규는 첫 100m 구간에서 9.63초로 돌파하며 월드컵 랭킹 13위인 주니오를 따돌렸고, 막판 가속력으로 훨씬 앞서 들어오며 메달을 예감했다. 그때까지 28명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16조에서 출발한 로렌첸이 곧바로 차민규를 근소하게 앞서면서 1위를 내줬다.

올림픽 첫 무대지만 단박에 메달을 따낸 차민규는 대표팀 후배인 김민석한테 자극을 받았다. 김민석은 앞서 열린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차민규는 “김민석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나도 일 한번 내보고 싶다”고 도전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차민규는 간이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분이 좋고 벅찼다. 순위권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는데 성공했다”며 다소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것에 대해선 “좋은 기록이 나와 금메달까지도 바라봤는데 아쉽게 졌다. 하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남자 단거리의 ‘맏형’ 모태범(대한항공)은 35초15(16위)로 35초대 벽을 넘지 못했고, 김준호(한국체대)는 출발 단계에서 주춤해 35초01(12위)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8강전에서는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콜핑팀)이 호흡을 맞췄지만 3분03초76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쳐 준결승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김보름이 전체 6바퀴 가운데 3바퀴를 책임지는 등 리더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노선영이 막판 1바퀴를 남겨두고 처지면서 기록이 떨어졌다.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결승선 통과를 기준으로 기록을 잰다. 네덜란드가 2분55초61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캐나다, 미국이 4강에 진출했다.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추월은 선두가 아닌 마지막 선수의 기록을 찍기 때문에 안 좋은 기록이 나왔다. 3명 모두 뭉쳐서 들어왔으면 준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난 경기에 대해선 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사실 아쉽긴 아쉽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릉/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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