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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선하거나 악하거나…평창 `SNS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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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 평창 ◆

매일경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SNS에 울고 웃었다. 최민정(왼쪽)은 실격 뒤 각오를 밝힌 SNS 글로 칭찬을 들은 반면 킴 부탱(오른쪽)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계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평창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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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기사들보다 올림픽 스타들의 심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선수들이 직접 사진이나 글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그야말로 'SNS 올림픽'이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선수들의 SNS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계 미국인 선수 클로이 김(18)은 "배가 고프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등 10대 소녀다운 솔직한 글로 화제가 됐다. 올림픽 개막전에 1만5000명 수준이던 폴로어도 어느덧 30만명 정도로 늘어나 삼성, 비자카드 등 후원사들까지 덩달아 신나는 형국이다.

클로이 김이 금메달을 따낸 날 여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서 충격적인 실격을 당한 뒤 14일 자신의 SNS에 "꿀잼이었다고 한다"며 "가던 길 마저 가자"라고 의지를 다졌던 최민정(20·성남시청)도 SNS를 잘 활용한 스타로 꼽힌다. 이후 최민정은 17일 보란 듯이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이 꺼낸 말을 실천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단 메달리스트가 아니라 해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SNS에 올리면 유명해질 수 있다. 영국 스노보더 에이미 풀러(27)는 여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17위에 그쳤지만 평창에서의 일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온라인 스타로 떠올랐다. 캐나다의 베테랑 쇼트트랙 선수 샤를 아믈랭(34)도 숙소 바닥에 누워 있는 동료들의 영상을 올렸다가 "한국 온돌 문화에 반했나 보다" "이제 귤만 까 먹으면 되겠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호평을 받았다. 시설이 나쁘다는 얘기가 나올까 노심초사했던 선수촌과 대회조직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 도를 넘은 애정과 빗나간 팬심은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13일 남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에서 서이라(26·화성시청)와 몸싸움을 벌였던 한톈위(22·중국)가 실격되자 서이라의 SNS는 '난장판'이 됐다. 중국 네티즌들이 몰려와 악성 댓글 무더기를 남긴 것. 한국 포털 사이트 기사란에도 중국어 악성 댓글이 달릴 정도였다. 게다가 17일 1000m 결승전에서 임효준(22·한국체대)과 얽히는 장면이 나온 뒤에는 한국 네티즌들마저 "길을 일부러 막았다"는 혐의를 씌웠다.

이 와중에도 서이라는 "대표팀 분위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논란을 잠재우려 노력하고, SNS에 "니하오. 워아이니(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글까지 쓰며 성숙한 대처를 했다. 비슷한 이유로 한국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을 견디다 못해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SNS 폐쇄를 선택한 킴 부탱(24·캐나다)보다는 그 피해가 작았지만 대회 기간 도중 마음고생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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