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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이게 바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평창올림픽 씬스틸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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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11일째인 19일 대회가 중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순위를 떠나 '노메달'일지라도 멋진 스포츠 정신으로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전 세계인들의 찬사와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경쟁으로 평창올림픽을 빛낸 감동의 순간들을 모아봤다.

매일경제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밝게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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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의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

이상화는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승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를 넘지 못하고 37초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가운데서 만난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고다이라는 눈물을 쏟는 이상화에게 서툰 한국말로 "잘했어"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상화도 우승한 고다이라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 뒤 웃으며 함께 링크를 돌았다.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두 선수는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고다이라는 "제가 3년 전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위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 가야 했다. 그때 이상화가 택시도 잡아주고 비용도 내줬다. 제가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는데 항상 친절하게 저를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상화 역시 "제가 메달을 따면 고다이라가 늘 축하해줬다. 저희가 어려울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 됐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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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아이스댄스에서 한국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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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유라-겜린 돌발 악재 딛고 당당한 연기 빛나

지난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에 출전한 민유라는 경기 도중 의상 끈이 풀리는 돌발 상황을 맞았다. 파트너 알렉산더 겜린이 "괜찮다"는 말로 민유라를 안심시켰고 끊어진 상의를 여며준 덕분에 민유라는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비록 민유라는 10개 팀 중 9등을 하는 아쉬운 성적에 그쳤지만 "다음 개인전에선 옷을 잘 꿰매고 오겠다"며 유쾌하게 말하기도.

금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의기소침하지 않는 민유라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그의 SNS에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을 보면 함께 마음이 아팠는데 오히려 당당해서 보기 좋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민유라의 스포츠 정신을 응원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민유라-겜린은 1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쇼트댄스에서 총점 61.22점으로 프리컷을 통과했다. 두 선수는 오는 20일 '아리랑'에 맞춘 프리댄스 연기를 선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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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3차레이스를 끝마친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이 아이와 함께 수호랑 마스코트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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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꼴찌여도 괜찮아"…흥 넘치는 가나 프림퐁

가나의 유일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인 아콰시 프림퐁은 꼴찌 성적에도 환한 미소로 춤을 춰 평창올림픽 씬스틸러로 떠올랐다. 프림퐁은 지난 16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차 시기에서 53초69로 30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상위 20명이 진출하는 4차 시기 출전엔 실패했지만 그는 흥겹게 춤을 추며 경기장을 빠져나와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가나에서 태어난 프림퐁은 원래 육상 선수였다가 봅슬레이로 전향했다. 그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진공청소기 외판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프림퐁이 유일한 선수인 가나 대표팀은 재정난이 심해 기자회견을 열어 후원을 호소했고 한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평창에 왔다. 프림퐁은 이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도 한국 제품이다. 한국인들이 도움을 많이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을 향한 고마움을 보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프림퐁 선수에게 박수가 쏟아진 이유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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