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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ST이슈] 이윤택 사건일지, 성추행→성폭행→사과→성폭행…끝없는 충격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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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이 성추행과 성폭행 폭로로 빚어진 논란에 공개 사과를 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세 번째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어지는 논란에 업계도 목소리를 높이며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딱히 없어 보인다. 과연 연이은 폭로가 끝나고 이윤택이 죄에 응당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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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 김수희의 폭로 "안마시키더니 갑자기 바지 내려"

이윤택 성추행 논란의 시작은 연극 연출가 김수희가 '미투(Me too)'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하면서부터다. 김수희가 공개한 글에는 10년 전 연극 '오구' 연출가가 "기를 푼다"며 안마를 시켰고, 이 과정에서 바지를 벗고 자신의 성기를 주무르라고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오구' 연출가는 이윤택이었다.

또 김수희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 나는 손을 뺐다. 그리고 그에게 ‘더는 못하겠습니다’란 말을 꺼냈다. 그의 방에 들어와 처음 했던 말이었던 거 같다. 나는 방을 나왔고 지방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도 한두 편의 작업을 더 하고 극단을 나왔다. 정해진 일정이었고 갑자기 빠질 수 없어서였다. 대학로 골목에서, 국립극단 마당에서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도망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윤택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이윤택 연출가가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출가가 일단 3월 1일에 예정된 '노숙의 시' 공연부터 연출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윤택 연출가가 앞으로 계획된 작업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무리 10여 년 전 일이라고 하더라도 덮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배우 A씨의 추가 폭로 "수법 똑같아 …여관에서 두 차례 성폭행당했다"

이윤택이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논란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한 성폭행 피해를 구체적으로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극단 소속 배우였다고 밝힌 A씨는 2001년 이씨의 별채인 황토방에서, 2002년 가마골 소극장 근처 여관에서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최근 폭로된 성추행 내용이 자신이 겪은 일과 수법이 똑같다며 "물수건으로 나체 닦기, 차 이동 시 유사 성행위, 성기와 그 주변 마사지, 모두 제가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기도 하다. 저라는 피해자 이후에도 반성 없이 수십 년간 상습적으로 성폭력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제게 일어난 일을 폭로하고자 글을 쓰게 됐다. 최고의 연극 집단 중 하나라는, 그 집단의 우두머리를 모신다는 명목으로 마치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각자에게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 체하며 지냈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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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택 공개 사과에도 업계는 외면

이어지는 폭로에 활동 중단만으로는 논란이 잠재워지지 않자 이윤택 감독은 19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이날 이윤택 감독은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한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다시 한번 피해 당사자분들께 사죄를 드린다"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성폭행에 대해서는 "SNS상에 올라온 글들이나 사실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정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을 하진 않았다"고 모호하게 말하며 부인했다. 또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자수를 하겠다는 거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윤택의 이러한 논란에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는 끝내 연희단거리패의 해체를 선언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최고 징계 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도 연희단거리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 이윤택 변명이 무색한 세 번째 폭로 "대사 치게 하면서 온몸 만졌다"

19일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대표는 “아주 오래전 국립극장에 객원 단원으로 뽑혀 실러의 ‘군도’를 각색한 ‘떼도적’이란 작품을 6개월간 쟁쟁하신 선생님들과 연습을 하게 되었고, 전 메인팀인 A팀의 여자주인공 아말리아 역할을 하게 되었다”며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분(이윤택)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 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는 CCTV도 없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 (이윤택이)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며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털어놨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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