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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가정폭력 두고 ‘불운한 사고’? 미국 NBC 또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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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의 입이 또 말썽이다.

NBC 아이스하키 해설 마이크 밀버리는 지난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미국 대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경기를 중계하다 가정폭력을 ‘불운한 사고’로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밀버리는 OAR 대표로 나선 슬라바 보이노프를 소개하며 “그는 가정폭력으로 체포됐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퇴출됐다. 지금은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노프는 LA 킹스 수비수로 뛰던 2014년 10월 아내를 때려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주먹으로 아내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조르고, TV를 던진 혐의를 받았다.

보이노프는 이듬해 90일 수감 후 석방됐고, 리그를 떠나 러시아로 돌아갔다. 밀버리는 그런 보이노프를 두고 “특별한 선수였다”면서 “‘불운한 사고’ 때문에 (소속팀) LA 킹스는 위대한 수비수를 잃었다”고 말했다.

밀버리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사건 당시 보이노프의 출전정지를 지지했다. 보이노프를 잃으면서 킹스가 타격을 입었다는 말을 하려했을 뿐”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는 그동안 여러차례 설화를 일으켰다. 개막식 중계진 중 한사람이었던 조슈아 쿠퍼 라모는 일본 선수단이 입장할 때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점령했다. 그러나 모든 한국인은 일본이 문화·기술·경제적으로 중요한 본보기였다고 말할 것”이라고 발언해 큰 비판을 받았다. NBC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공식 사과했고, 라모를 해설 업무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NBC는 계속 입으로 말썽을 빚었다. 이 방송사 앵커 케이티 커릭은 개막식 중계에서 네덜란드를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소개하면서 “(수도) 암스테르담 같은 도시에서 스케이트가 중요한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국제적 조롱을 받았다.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찍은 사진과 함께 ‘네덜란드의 러시아워’라고 이름 붙인 글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은 직접 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보라며 커릭을 네덜란드에 초청하기도 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알파인스키 해설 보드 밀러가 여자 대회전에 출전한 오스트리아 선수 안나 파이트가 부진하다며 “최근 결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파이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최근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비난이 일자 밀러는 “농담으로는 경솔한 시도였다”고 사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NBC가 일으킨 잇단 설화에 “때로는 그저 침묵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18일 꼬집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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