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이상화. 강릉=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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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연패는 이루지 못했지만 '빙속 여제'는 여전히 위풍당당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은메달리스트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19일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금메달은 이상화보다 0.39초 빨랐던 고다이라 나오(32·일본)에게 돌아갔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던 이상화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나 "나는 100점짜리 선수다. 올림픽 금메달 2개를 땄고, 세계기록도 세웠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나는 100점이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부상을 이겨내고 좋아지는 나를 보며 아직도 건재하단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에 이런 스프린터가 있었다'란 평을 받고 싶었다"면서 "(전설로)남았죠"라고 자평해 웃음을 자아냈다.
레이스를 마친 뒤 펑펑 울고 있는 이상화. 강릉=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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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는 레이스를 마친 뒤 말 그대로 '폭풍오열' 했다.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그 느낌은 이상화의 마음 속에 남아있었다. 이상화는 "경기 전부터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 끝나고 상황을 되돌려보면 지금도 울컥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눈물의 의미에 대해선 "'처음에는 이제 끝났구나'란생각이었다. 그 동안의 압박감과 부담감이 다 사라져서 펑펑 운 것 같다"고 했다. 이석규 코치는 "금메달 못잖게 값어치있는 은메달이다. 옆에서 지켜본 저도 감동받았다"고 했다. 이상화는 "부모님이 오신 걸 봤다. 올림픽에 오신 게 처음이다. 그래서 더 울컥했다"고 말했다.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순 없었다. 이상화는 "전날 경기 영상은 보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했기 때문에 더 아쉬울 거 같아서다. 먼 훗날에 진정이 된다면 다시 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4년을 기다려 평창까지 왔는데 결과가 은메달이다.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굉장히 많다. 케빈 크로켓 코치와 대표팀 스태프들이 캐나다와 한국을 오갈 때 많이 도와주셨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로도 칭찬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상화는 "밤 사이 1000개 정도 메시지가 왔다. 김연아로부터도 '편히 내려놓고 푹 쉬고 만나자'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리픽부터 네 번의 올림픽에 출전하는 동안 이상화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모든 초점을 운동에 맞췄다. 휴대폰에 설정된 7개의 알람이 그 증거다. 이상화는 "휴대폰에 새벽·오전·오후·야간 운동시간과 가운데 낮잠 시간까지 7개의 알람을 설정했다. 어제부로 껐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쉬고 싶다. 힘들었던 걸 다 내려놓고 싶다"고 했다. 남은 대회 기간에는 "쇼트트랙 계주와 아이스하키를 보러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상화가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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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이상화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장난스럽게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이날은 조금 더 구체적인 대답을 했다. 4년까지는 아니지만 1,2년 정도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상화는 "(베이징 도전에 대해)아직 확답은 못 드리겠다. 이제 경기가 끝났다. 정말 먼 이야기라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어 "능력이 있으면 올림픽은 아니더라도 1,2년 하는 건 맞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스케이트를 즐겁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4년은 준비과정이 힘들었다. 순위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스케이팅을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한 스포츠 평론가는 방송을 통해 "이상화가 경기 당일 오전 9시 잠을 자고 있을 때 대한빙상경기연맹 고위관계자가 찾아와 깨웠다"는 언급을 했다. 고위관계자는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화는 "이미 깨어있었다. 그런 걸로 컨디션을 망쳤다는 이야기가 나와 당황스럽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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