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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평창 대장정 마친 랍신, 베이징올림픽 기약 "한국인으로 계속 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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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남자 15km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한국의 티모페이 랍신이 경기를 마친 뒤 퇴장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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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아시아투데이 방정훈 기자 = ‘푸른 눈의 국가대표’ 바이애슬론의 티모페이 랍신(30)이 평창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랍신은 1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해 30명 가운데 2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대회 남자 바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한 랍신은 앞선 스프린트 경기에서 16위, 추적 22위, 개인 20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네 종목 경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특히 스프린트에서 그가 거둔 16위는 한국 올림픽 바이애슬론 역사를 새로 쓴 최고 기록이다.

랍신은 ‘러시아판 안현수’로 대회 전부터 주목 받았다. 원래 러시아에서 촉망받는 바이애슬론 선수였다. 시베리아 출신인 그는 정확한 사격 능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에서 6차례나 우승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파벌 싸움에 휘말려 대표팀에서 밀렸고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희망 하나로 지난해 2월 한국으로 귀화했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랍신은 지난해 5월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올림픽 준비를 이유로 복귀를 서둘렀지만 수술 여파로 인해 평창 대회 내내 고생했다. 그 결과 사격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뽐내고도 스키 주행에서 밀려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다. 이날 매스스타트 역시 랍신은 첫 번째 사격이 끝난 뒤 잠시 1위를 달렸지만 이내 다른 선수에게 추격을 당해 하위권으로 밀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바이애슬론이 낯선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랍신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이번이 4번째 경기라 무척 힘들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럴 땐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끝까지 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속에서도 첫 번째 올림픽에서 이런 성과를 낸 것에 만족한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애슬론을 한국에 알리는 게 목표라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했다.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엽서에 사인을 해 주위 사람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사진 촬영 요청도 미소로 응했다.

이제껏 아픔을 참고 올림픽에 출전했던 랍신은 이제 휴식으로 몸 상태를 완전히 회복한 뒤 월드컵 출전 준비에 돌입한다. 대한바이애슬론연맹에 따르면 티모페이 랍신은 평창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귀화 후 매력을 알게 된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찾아 몸과 마음의 평화를 찾을 계획이다. 그는 “건강이 허락된다면 다음 올림픽도 준비할 것”이라면서 “4년 뒤에도 한국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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