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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오종찬의 평창샷] 이상화도 울고, 관중도 울고, 기자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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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하는 동안 마주쳐도 서로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두 라이벌의 결말은 이렇게 서로 나란히 웃으면서 끝이 났다. 앞선 레이스에서 일본의 고다이라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승리를 확신한 듯 손을 불끈 쥐었다. 곧바로 스타트 라인에 선 이상화는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뛰어나갔다. 카메라로 지켜보기에 부정출발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스타트였다. 그러나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하며 골인 지점을 지난 후에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이상화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남들 앞에서 눈물 보이기 싫어하기로 유명한 선수인데, 이 순간만큼은 그녀도 어쩔 수 없었나 보다. 한참을 벤치에 앉아 엉엉 울었다. 그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울지 마! 괜찮아!"

자리에서 일어난 이상화는 태극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눈물을 닦으며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관중들의 진심 어린 박수와 함성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 순간만큼은 관중도 울고, 이상화도 울고, 카메라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기자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고다이라를 응원하던 일본 관중들도 이상화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줬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고다이라도 이상화에게 다가와 안아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트랙을 돌며 관중들과 눈을 맞추던 이상화가 웃기 시작했다. 모두의 진심이 전해졌나 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이상화를 원망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10여 년간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빙속 여제'의 세 번째 올림픽이다. 값진 은메달과 함께, 현장에서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해 준 이상화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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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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