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DB, 두경민 없인 반등도 없다
'꽃길'만 걷던 DB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13일 현재 리그 1위의 원주 DB는 32승13패로 2위 전주 KCC에 1경기차로 쫓기고 있다.눈에 띄게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올 시즌 평균 실점이 83점에 불과한 DB지만 4연패 기간 평균 실점은 무려 98.5점에 달한다.
연패의 원인은 또 있다. 디온테 버튼과 함께 쌍두마차로 활약했던 두경민의 부진 때문이다.
두경민은 올 시즌 DB의 신흥 에이스로 거듭났다. 새로 부임한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과 윤호영 등 베테랑의 역할을 줄이며 두경민과 버튼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했다.
두경민도 기대에 부응했다. 41경기 평균 16.49득점 2.9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또 경기 당 2.78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주가를 올린 두경민은 국가대표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의 두경민은 심상치 않다. 지난 1일 허리 부상을 당한 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서울 삼성전에 결장한 그는 7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28분여를 뛰며 8득점에 그쳤다. 10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선 20분 동안 겨우 1득점했다.
단순히 허리 부상의 여파 때문은 아닌 듯 보인다. 이 감독의 불호령은 의미심장했다.
이 감독은 모비스전이 끝난 뒤 공개적으로 두경민을 질타했다. 그는 '두경민의 생각이 다른 데 있는 거 같다. 팀의 에이스가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내 실수일 수 있다. 그만한 그릇이 되지도 않는 선수를 에이스로 지목했다면 내 실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11일 KGC와의 경기에선 아예 두경민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감독은 이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몸도 좋지 않고 심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다. 생각이 많은 상태라 혼자 생각할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느슨해진 팀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라고 보긴 힘들다. 최근 두경민의 모습과 이 감독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두경민의 부진 배경에 외부적 요인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유력한 요인은 '악플'이다. 실제로 최근 두경민을 심리적으로 흔든 사건이 있었다. 그는 지난 6일 결혼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이 입에 담기 힘든 악성 댓글을 남겼다. 이에 두경민은 자신의 SNS에 격한 심정을 토로했다. 두경민은 깜짝 스타에 가깝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 이면에 있는 부작용에 적잖이 당황했을 수 있다.
다만 언제까지고 상심만 하고 있을 순 없다. 팀이 위기에 빠진 만큼 이 감독의 말대로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에이스는 어떠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시즌을 앞두고 최하위로 평가받은 DB는 현재까지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하지만 우승을 코앞에 두고 PO 진출에만 만족할 순 없는 노릇이다.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긴 리그 일정을 치르다보면 어느 팀이나 삐걱거리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그 시점이 DB에겐 늦게 찾아왔다고 입을 모은다. A팀 감독은 'DB가 지금의 위기를 넘기고 PO에 진출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B가 위기를 타개하고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 전제는 두경민의 부활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쿠키뉴스 문대찬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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