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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박항서 매직'의 비밀은 '철저한 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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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베트남 시민들이 27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한 베트남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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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썼다. 그 선봉에 박항서(59) 감독이 있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시만해도 베트남 현지 시선은 곱지 않았다.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그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오로지 경기력으로 자신을 향한 모든 의구심을 씻어냈다. 불과 3개월여 만에 베트남 전체가 ‘박항서’에 열광하고 있다.

‘박항서 매직’의 가장 큰 원동력을 철저한 현지화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박 감독은 한국 사람이지만 절대 한국 사람으로서 베트남 선수들을 바라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박 감독은 고집을 버리고 모든 것을 철저하게 베트남 선수들 입장에서 접근했다. 베트남은 아침문화가 발달했다. 대부분 국민들은 오전 5시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 6~7시에는 출근을 한다. 이러한 문화를 고려해 선수들 훈련 프로그램을 아침 일찍 시작했다.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점도 고려해 점심식사 후에는 충분한 휴식 시간도 부여했다. 선수들은 훈련에 잘 적응했고 자연스럽게 능률도 올랐다.

선수 위주의 훈련 일정 속에서 박 감독은 다시한번 선수들 속으로 완벽하게 들어갔다. 박 감독을 옆에서 보좌한 이영진(55) 수석코치와 배명호(55) 피지컬코치는 이런 박 감독의 모습에 대해 “100% (선수들에) 흡수된 것 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이야기다. 소통하면 팀 분위기가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이러한 소통 속에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이 제대로 파악된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를 박 감독의 이러한 모습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과 코치진의 날카로운 분석력도 톡톡히 한몫 했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박 감독은 부임 이후 베트남 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문제점을 체력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근본적인 약점이었다. 집중적인 피지컬 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렸다. 박 감독은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포메이션 변화도 시도했다. 종전까지 베트남 대표팀은 수비 위주의 포백을 주로 썼지만 박 감독은 스리백을 적용했다.

체력은 곧 강인한 정신력과 탄탄한 조직력의 바탕이 됐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8강전, 4강전을 비롯해 결승전까지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철인 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베트남은 카타르와 준결승에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승부차기까지 몰고가 극적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베트남은 3-4-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변형전술까지 시도하며 체력의 열세를 탄탄한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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