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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6연패' 넥센, 문제는 성적 부진 아닌 방향성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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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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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중요한 고비에서 자꾸만 미끄러지고 있다.

넥센은 지난 12일 고척 kt전에서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와 10회 실점하며 2-3 패배를 당했다. 넥센은 5일 수원 kt전 이후 6연패(1무 포함)를 당하며 7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5위 SK, 6위 LG가 모두 패하면서 승차는 유지됐지만 이제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다.

현재 넥센은 다른 팀들과의 승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경기 1경기를 치러내기가 힘겹다. 시즌을 힘들게 받쳐온 선수들이 한 명씩 정상 컨디션을 잃고 있다. 올해 마무리로 활약해온 김상수, 이보근, 한현희는 최근 심각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고 팀 타선 전체가 최악의 침체에 빠졌다.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채운 최원태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하지만 현재 넥센의 문제를 선수들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올 시즌 넥센이 구단을 꾸려온 모습을 보면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내야 할 모티브를 하나도 주지 못했다. 넥센은 시즌 중반 투타에서 주전인 김세현과 윤석민을 트레이드하며 모두 정대현, 서의태, 이승호, 손동욱 등 1군급 선수가 아닌 유망주 투수들을 받아왔다. 필요 전력을 메우기 위한 실용적 트레이드가 아니었던 셈이다.

트레이드 때마다 넥센은 "지금보다는 미래의 우승 전력을 위해 데려왔다"는 말로 유망주 트레이드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말은 반대로 말하면 올해의 성적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 그러나 남아있는 선수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전력으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 속에 필요 이상의 페이스를 보이다가 중요한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퍼져버리고 마는' 모습이다.

김세현, 윤석민의 대체재도 마련하지 않고 전력에서 중요한 퍼즐만 하나씩 빼내자 빈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명의 빈 곳을 십시일반 나눠 메우기에는 넥센의 기본 전력 자체가 탄탄하지 않다. 결국 남은 선수들에게만 부담이 지워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김상수, 이보근, 오주원의 어깨가 무겁고 타선에서는 이정후, 서건창, 김하성의 책임감이 크다.

올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왜 선발 풀타임이 처음인 최원태에게 선발 로테이션 한 번 거르는 것 외에 제대로 휴식을 주지 않다가 결국 피로 누적으로 시즌 아웃되게 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김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31타수 3안타 타율 9푼7리로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지만, 현재 빈약한 넥센 타선에서 김민성이 빠지기도 어려워 윤석민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넥센은 윤석민을 트레이드하기 전날인 7월 6일까지 팀타율 3할1리로 팀 타율 2위였지만 7월 7일부터 9월 12일까지 팀 타율 2할6푼9리로 동기간 리그 10위에 그쳤다. 주전 1루수 겸 지명타자였던 윤석민의 존재가 크기도 했지만, 주축 선수가 시즌 중 짐을 싸서 떠나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이 방향성을 잃고 느낀 공허함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세현의 이적 후 단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불펜 역시 심리적, 체력적 부담이 구위 저하로 이어졌을 수 있다.

만년 하위팀이던 넥센이 점차 성적을 내기 시작한 것은 이택근, 김병현 영입, 박병호, 심수창 트레이드가 한꺼번에 이뤄진 2012~2013년이었다. 당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우리 팀도 이제 해볼 만한 전력이라고 생각하니 자신감과 의욕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트레이드는 바로 그런 이유로 이뤄져야 한다. 선수들에게 시즌을 포기한 듯한 인상을 준다면 선수들 역시 열심히 뛸 이유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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