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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승엽 “아버지는 무등에서 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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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은퇴 투어 광주에서 추억의 회상

“부모님 고향이어서 더 잊지 못해”



은퇴를 앞둔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마지막 광주 방문에서 ‘데뷔 홈런 관중석’을 선물로 받았다.

이승엽은 10일 오후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경기 전 기아 구단으로부터 무등경기장 외야석 하나를 받았다. 이승엽은 1995년 5월2일 기아의 옛 홈구장인 무등야구장에서 6회초 기아의 이강철 투수를 상대로 프로 첫 홈런을 쳤다. 기아 구단은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의 마지막 광주 원정을 기념하기 위해 해체 예정인 무등경기장의 좌석을 떼어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당시의 중계화면이 없어 이승엽의 회상과 110m 비거리를 참조해 좌석을 가려냈다. 이승엽은 인터뷰에서 “슬라이더 아니면 커브였다. 부드럽게 쳤는데, 관중석이 조용해 홈런인지 알았다”고 했다.

이승엽은 “아버지(이춘광씨)의 고향이 강진, 어머니(고 김미자씨)의 고향이 해남이다. 내 고향은 대구지만, 부모님 고향인 광주는 내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어릴 때 시골 갈 때면 (88고속도로 타고) 광주에서 고속도로를 내렸다. 그때 불켜진 무등야구장 옆을 항상 지나갔다. 아버지께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여기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2007년 작고한 어머니 얘기도 했다. 그는 “광주에 오면 음식이 너무 좋았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생각난다. 이제는 어머니가 없어 못 먹게 됐다”며 감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승엽은 역대 해태·기아전에서 253경기 타율 0.310(953타수 295안타), 72홈런, 195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대진 선배님이 가장 어려운 투수였다. 워낙 구위가 좋았다. 선동열 감독님과는 1년 만 겹쳐서 많이 상대를 못했다. 내가 제일 못 친 건 김정수 선배님이었다. 예전 해태 야구는 무섭고 다혈질적인 면이 있었는데, 김정수 선배님한테 사구 맞고 내가 인사하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8월11일 한화를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 이승엽은 이날까지 7곳에서 은퇴 행사를 열었다. 10월3일 정규리그 마감까지 엔씨(NC)와 엘지(LG) 두 방문지가 남았다. 이승엽은 그동안 베이스(한화), 현판(kt), 인조잔디(넥센), 여행가방(SK), 백자(두산), 순금 잠자리채(롯데) 등을 선물로 받았다.

이승엽은 이날까지 시즌 21개의 홈런으로 통산 464개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무대(159개)까지 합치면 623개의 홈런을 쳐냈다. 이승엽은 “모든 구장에서 다 느꼈지만, 더는 이곳의 타석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그 시기가 왔다는 생각에 홀가분한 생각도 든다. 지나고 나면 아쉬울지 모르겠지만, 지금 심정은 빨리 (시즌 종료) 했으면 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 기아전에서 2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9-6 승리를 도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10일 전적>

삼성 9-6 기아, 롯데 7-5 kt, NC 11-5 한화, 두산 5-1 LG, SK 17-8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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