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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현역 최다 130승' 배영수 "내려놓으니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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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너무 급해…'버티는 건 일등'이란 말에 웃었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우완 배영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배영수(36·한화 이글스)가 개인 통산 130승을 달성하고 받은 축하 인사 중 가장 인상적인 말은 '버티는 건 네가 일등'이었다.

지난 22일 만난 배영수는 "이제 겨우 시즌 2승을 했는데, 축하를 너무 많이 받았다"며 "130승을 했을 때 지인이 '버티는 건 네가 일등'이라고 하더라. 공감도 되고, 많이 웃었다"고 했다.

배영수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승리를 챙겼다.

개인 통산 130번째 승리였다. KBO리그 6번째 대기록이다. 현역 투수 중 130승 고지를 밟은 선수는 배영수뿐이다.

그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정말 많이 돌고 돌아서 130승을 채웠다. 100승, 150승처럼 기념할만한 기록은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내가 최대한 많이 던지고 많이 승리하려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배영수는 이듬해(2001년)부터 삼성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4년까지 124승을 올린 그는 2015년 한화로 이적했다.

한화에서 지난 2시즌 동안 그가 쌓은 승수는 4승이었다. 2015년 4승 8패로 부진했고 그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2016년에는 1군 마운드에 한 차례도 서지 못했다.

배영수는 "삼성에서는 우승도 많이 했고, 승리도 많이 거뒀는데 한화에서는 계속 부진했다. 한화에는 여전히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곱씹었다.

배영수는 '현역 최다승 투수의 자존심'부터 내려놨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18년 차 베테랑의 마무리 캠프 참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배영수는 '초심'을 떠올리며 마무리 캠프부터 구위를 가다듬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5선발 경쟁도 했다.

배영수는 "5선발 경쟁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열심히 하는 후배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다"면서도 "동시에 욕심도 내려놨다. 욕심을 부리면 흥분하곤 했는데, 욕심을 내려놓으니 시야가 넓어지더라. 야구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였다"고 했다.

그는 한결 부드러워진 머리와 가슴으로 2017시즌을 치르고 있다.

특유의 승부욕이 발휘될 때도, 한발 뒤로 물러날 줄 안다.

배영수는 21일 3회말 보크를 선언 당했다. 멈춤 동작을 하지 않고 투구했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내가 흥분하고 있구나'라고 깨달았다. 심판께 '인정한다'는 표현을 하고, 일부러 마운드를 두 번 정도 돈 뒤 다시 투구 판을 밟았다. 금방 안정했다"며 웃었다.

그는 2015, 2016년을 돌아보며 "너무 급했다"고 자책했다. 이젠 여유 있게 자신과 팀을 돌아본다.

배영수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영리한 투구, 정우람의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헛스윙을 끌어내는 능력 등을 보고 배운다"며 '새로운 배움'을 강조하고 "한화 토종 선발들에도 힘을 좀 주시라. 송은범은 구위로만 보면 KBO리그 우완 투수 중 최고다. 이태양도 정상급이다"라고 후배를 응원하기도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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