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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클래식 POINT] 인천, '오심'에 맞고 '데얀'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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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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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40번째' 경인더비가 FC 서울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시즌 첫 승이 또다시 무산된 인천 유나이티드는 상암벌에서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오심에 맞고 데얀에 무너지고 만 인천이다.

인천은 22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획득에 실패했고, 시즌 첫 승의 기회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같은 날 수원 삼성이 강원 FC를 꺾고 무승의 늪에서 탈출하면서 인천은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남은 유일한 무승 팀이 됐다.

# 절실했던 서울과 인천...아쉬운 판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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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목말라있는 두 팀이 만났다. 이기형 감독은 오랜만에 양복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벤치에 앉았다. 승승장구했던 지난 시즌의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듯 했다. 선발 라인업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골키퍼 정산을 비롯해 이학민, 한석종, 이상협, 달리 등 그동안 선발 명단에서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FA컵 경기를 통해 리그 운영에 힌트를 얻었다"던 이기형 감독이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서울도 주중 상하이 상강 원정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전, 후반 적절히 배분했다.

이기형 감독은 "전반전에는 수비에 좀 더 집중하고, 후반전에 득점을 노릴 생각"이라며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귀띔했다. 출전명단을 살펴본 황선홍 감독도 인천의 노림수를 단번에 간파했다. "인천이 웨슬리와 송시우를 벤치에 앉혔더라. 후반전에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의 수를 꿰뚫어 본 것이다. 그러나 경기는 서울의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적어도 전반전 중반까지는 말이다.

인천은 전반 초반 한석종이 포백 앞에서 간격 유지에 힘썼고, 문선민과 김용환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수차례 서울의 골문을 두드렸다. 두 선수의 호흡은 전반 30분 빛을 발했다. 문선민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김용환이 문전에서 슈팅해 서울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그러나 부심은 문선민이 패스하는 과정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고 판단했고, 주심도 부심의 판단을 받아들여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두 팔을 뻗어 환호하던 김용환과 이기형 감독 모두 울분을 토했다. 당시 상황을 일직선상에서 포착한 카메라는 없었지만, 느린 화면으로 수차례 돌려봐도 공이 라인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 짓기 힘들었다. 축구에서는 공이 라인에 조금이라도 걸쳐있을 경우 인플레이를 인정한다. 더욱이 부심은 골라인 부근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이 아니라, 뒤에서 공을 따라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인천으로선 아쉬운 판정이다.

# '3골'에 모두 관여, 무자비했던 데얀

물론 판정 탓만을 할 수는 없다. 골 결정력 부족 등 매 경기 반복됐던 문제가 이날 경기에서도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판정 논란도 결국 선수들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이날 인천은 그러지 못했다. 골라인 아웃 판정 후 선수들이 크게 동요했고, 흔들리는 선수단을 다독이고 분위기를 다잡을만한 고참급 선수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불과 6분 후에는 데얀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인천에 비수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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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찬물을 끼얹은 데얀은 전반 45분 부노자의 자책골을 이끌어냈고, 후반 5분에는 정산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로 마무리했다. 이날 터진 3득점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이다. 심판의 판정에 흔들렸던 인천은 결국 데얀의 무자비한 폭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팬들의 기다림에 하루빨리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던 이기형 감독의 바람도 그렇게 무산되고 말았다.

# '연타' 맞은 인천, 하소연할 곳 없는 판정 문제

문제는 최근 아쉬운 판정으로 기세가 꺾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 사실이다. 인천은 지난 5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한석종이 공중볼 경합 도중 억울하게 퇴장 당했고, 이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패했다. 사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오심이 확인되면서 한석종에게 내려진 징계가 감면됐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전남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은 송시우와 웨슬리가 차례로 상대의 태클에 넘어지면서도 볼을 전방으로 연결했고, 이것을 김용환이 골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주심은 송시우가 반칙을 당한 지점에서 프리킥을 선언했다. 어드밴티지가 적용될 법했지만,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킨 것이다. 추가시간도 의문을 남겼다. 특별히 지연된 일이 없던 상황에서 전반전 추가시간으로 선언된 2분을 훌쩍 넘길 때까지 휘슬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 사이 인천은 전남에 추가 실점하고 말았다. 최근 3경기 연속 아쉬운 판정으로 눈물을 삼킨 것이다.

판정항의도 마음 놓고 할 수가 없다.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징계가 내려지기 때문에 묻는 이도, 답하는 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할 말이 많지만 그동안 꾹꾹 눌러 담고 있던 이기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이 조심스럽게 판정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전반전을 마친 뒤 확인했는데 분명 아웃이 아니었다. 심판에게 물었더니 (아웃이라고) 확인했다고 하더라"며 아쉬워하던 이기형 감독은 "고의는 아니겠지만, 매 경기에 오심이 나와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물론 판정은 오롯이 심판의 몫이며,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잇단 오심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고,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오심 논란은 비단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광주전 페널티킥 판정과 강원-전북전 핸들링 반칙 등 이번 시즌 K리그는 매 라운드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있지만 피해를 호소할 데가 없는 오심 문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누구에겐 지나가면 그만인 경기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겐 90분 내내 간절한 마음을 쏟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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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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