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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WC 예선 in 창사] 기성용 일문일답 "나의 리더십, 그라운드에서 보여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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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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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사(중국), 유현태 기자] "특별히 얘기를 안 해도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 주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르기 위해 중국 창사로 이동해 훈련하고 있다.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점)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승점 2점으로 최하위에 밀려 있어 한국전에 총력전을 예고했다.

대표 팀 주장 기성용은 긴 무릎 부상을 털고 소집 직전인 19일 본머스와 경기에서 복귀했다. 차근차근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해 무릎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다며 경기에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보여 주는 것. 그것이 기성용의 리더십이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솔선수범해 이끌어 하나로 묶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기성용과 일문일답.

평소보다 선수들이 긴장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때보다 압박을 받는 경기다.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로 갈 수도 있고 3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매 경기가 어려웠지만 이번 경기는 원정이라 선수들이 조금 더 긴장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여러 차례 중국과 맞붙었다. 중국의 전력이 상승했다고 보나.
지난 9월 중국과 경기를 처음으로 했다. 그 당시에는 중국 축구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 경기에선 마지막 15분 긴장을 늦췄다. 선수들이 영리하게 플레이를 해야 했다. 마지막에 실점했다. 지금이랑은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팀도 그때보단 전술, 조직이 완성됐다. 지난 카타르전을 보니 팀이 조직적으로 발전했다.

재활하면서 대표 팀 경기 출전에 대해 의식했나.
일단 쉬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지시에 따라 진행했는데 대표 팀에 오게 됐다. 당연히 대표 팀에 오고 싶다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생각보단 무릎 상태가 괜찮다.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했다. 지난 경기에서 선발로 뛸지 몰랐지만, 그렇게 뛰고 오니 마음이 좋다. 컨디션 문제에선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중국전에 출전할까.
코칭스태프와 감독님의 판단이다. 경기를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

팀에서 경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나.
주장이다 보니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팀 내부에서 느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훨씬 크다. 선수들이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수가 나오기도 하고 팀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그걸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차두리 전력분석관의 도움을 많이 받나.
일단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차)두리 형은 지금 대표 팀 멤버들과 오래 생활했다. 잘 알고 있다. 선수 생활 경험이 많아서 특정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선수들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중국 수비를 어떻게 평가하나.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중국-카타르 경기를 보니 팀이 정비가 잘돼 있는 것 같다. 수비적으로 했는데, 공격적으로 바뀐 것 같다. 중국 팀이 전방 압박을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경기에서 3-2로 졌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홈에서 조금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내 임무는 팀의 공수 균형을 잡는 것이다. 홈에서 하는 것보단 수비에서 실수하지 않고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장' 기성용의 리더십은 어떤 것인가. 슈틸리케 감독이 부상 선수를 뽑아 논란도 있었다.
주장이기 때문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곽)태휘 형도 최선참이고 멘토였는데 빠지면 허전할 수 있다. 태휘 형은 지켜보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얼마나 각자 책임감을 갖고 하는지다. 특정 선수가 이끌기 보단 각자가 책임감을 갖고 하는 것이 대표 팀 성장과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경기 분위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동료들이 부진하다면 어떻게 다독일 생각인가.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1, 2명은 부진할 수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그들을 이끌어 가면 문제가 없다. 대다수가 부진하면 문제다. 이란전에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관중이 많은 경기, 상대 분위기로 넘어간 상태에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된 경기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경기들 가운데 하나다. 요즘 사드와 관련해 미묘한 분위기가 있지만, 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이 결장한다.
손흥민의 능력을 알고 있다. 당연히 아쉽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잘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들어가는 선수도 활약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해 기대도 하고 있다. 손흥민의 결장은 아쉽지만 그 공백을 이기는 것이 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이제 팀을 보는 시선이 더 성숙한 것 같다.
대표 팀 막내였을 때와 다르다. 무게감도 다르다. 예전엔 선배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이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대표 팀에서 활약한 시간보다 남은 기간이 더 적다. 한 경기가 모두 소중하다. 대표 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소중하다. 생각과 행동에 많은 변화가 있다.

대표 팀에서 A매치 최다 출전자다. 정신적인 방심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기성용이 생각하는 정신력이란 무엇인가.
한번도 대표 팀에 당연히 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만 대표 팀에 온다. 아무나 오는 자리가 아니다. 예전엔 '투혼이 좋다, 희생을 한다' 이런 얘기를 했다. 그러나 예전하고는 세대가 변한 것 같다. 많은 선수들이 외국에서 활약한다. 금전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여유가 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 이렇다. 소속 팀, 대표 팀에서 가치관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바깥에서 보기엔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태극 마크를 달고 나서면 당연히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왔는데 책임감 없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함께 가슴에 담아 두고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대표에 팀 오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나도 사람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9월 (손)흥민이가 좋은 흐름을 이어 가다가 대표 팀에 왔다 가고 흐름이 끊겼다. 장거리 비행, 연습, 경기까지. A매치를 치른 뒤 몸 상태를 안다. 10월에 또 왔다. 흐름을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개인적으론 아쉽고 안타까웠다. 대표 팀을 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오고 싶다고 오는 자리가 아니다. 선배들도 책임감을 갖고 했다. 선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대표 팀으로 선수 가치도 높일 수 있어 양날의 검이다.

월드컵에 대한 욕심은 없나.
간절하다. 센추리 클럽보다는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한국 축구에 중요한 문제다. 단순 출전 문제뿐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영광이지만, 한국 축구 전체가 발전할 기회를 날리는 것이다. 4년 동안 해 온 준비 과정을 날리고 또 4년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그 아쉬움을 풀고 싶다. 간절하다.

2세를 봤다. 선수로서 가족의 존재가 도움이 되나.
힘들지만 도움이 된다.(웃음) 가족들을 보면 힘들었던 것을 잊게 된다. 딸이 애교도 부리고 하면 피로감이 날아가는 것 같다. 가족이 제일 우선이 된 것 같다. (후배들한테 빨리 결혼하라고 하나) 빨리 하라고 하는데 잘 안하더라. (김)진수가 한다고 하는데 축하 많이 해 줬다. 혼자 있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 누가 옆에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좋다.

월드컵에 못 나갈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팀의 주장이 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은 없나.
지난 5경기에서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그래서 자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팀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있다. 5경기가 남았지만 월드컵 못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선수들 면면을 고려하면 월드컵에 나갈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탈락한다면 많이 아쉴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나가 봤지만, 다른 선수들은 어떻겠나. 모든 선수들은 월드컵을 꿈을 꾼다.

꼭 데려가고 싶은 선수, 좀 큰 무대를 경험한다면 빨리 클 것 같은 후배가 있나.
월드컵을 못 뛴 선수들은 전부 그렇다. 나이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가고 싶어 하는지 축구 선수로서 잘 알고 있다. 그 선수들이 더 절박하게 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경기 도중, 훈련 도중에 질책하기도 하나.
때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 나 스스로 먼저 잘해야 한다. 경기장에서 못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할 수 없다. 그러면 듣지도 않는다. 잘하고 있어야 존중하고 따라온다. 경기력이 형편 없고 주장으로서 아무것도 못하는 데 뭔가 요구하면 나도 안 듣겠다. 솔선수범해야 한다.

주장으로서 임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속 팀에선 다들 주전들이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가장 좋은 경기력으로 모범이 돼야 한다. 자존심이 강한 선수들에게 말로만 이야기한다고 될 것 같지도 않다. 나도 안 들을 것이다. (박)지성이 형의 자세를 많이 봤다. 특별히 얘기를 안 해도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 주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담스러운 원정을 많이 다녔을 텐데. 압박감을 극복하는 노하우는.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 초반 10분, 15분이 중요하다. 상대가 강하게 나올 때 밀리기 시작하면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할 것이다. 경기 초반 압박감과 부담감을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전술적 문제와 점유율 문제, 직접 뛰는 선수로선.
좋은 팀을 보면 수비에서 나오는 게 좋다. 처음 대표 팀을 할 때보단 개인적으로 볼 관리는 좋아졌다. 요즘 축구의 추세가 후방부터 빌드업을 하는 게 추세다. 공을 소유하다 보면 상대가 뛰는 거리가 많다. 체력에서 우위를 얻을 수 있다. 대표 팀도 노력하지만 완벽할 순 없다. 물론 조금 더 과감하게 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공격에서 찬스를 만들 수가 없다. 감독님이 많이 요구하신다. 바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만 안에서 실제로 만들어 가는 것은 어렵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틀을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최종 예선에 들어와서 경험하지 못했던 압박감이 있다.

잔디 상태는 어떨 것 같나.
스타디움은 안 가 봤다. 잔디는 좋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

중국이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중국에는 1번 밖에 지지 않았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여러 상황에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과도한 긴장을 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이 아직까진 톱 레벨에 드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보여 주느냐 못 보여 주느냐의 문제다. 경기장에서 보여 주지 못하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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