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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김재호가 쏘아 올린 백업 선수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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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데뷔 13년 만에 FA자격…4년 50억원 두산 잔류

“2군 선수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기를”


한겨레

두산 베어스와 자유계약(FA)을 마친 김재호. 두산 베어스 제공


2004년 두산 베어스 1차 지명. 계약금도 2억원이나 받았다. 고교(중앙고) 시절 ‘대형 유격수’라는 평까지 들었기에 그의 프로 생활은 마냥 ‘꽃길’일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2004년 데뷔 성적이 9타수 무안타. 내야 백업으로 1군과 2군을 오가는 생활은 한동안 계속됐다. 손시헌이라는 걸출한 붙박이 유격수의 벽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2013년까지 100경기 이상 뛴 해가 2008년(112경기)뿐. 그래도 김재호(31)는 포기하지 않았다. “두산맨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특유의 성실성과 낙천적 성격으로 버텼다.

그리고 2013 시즌부터 서서히 출전 기회가 확대됐다. 2013년 말 손시헌이 자유계약(FA)으로 엔씨(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에는 풀타임 주전이 됐고 2014 시즌 데뷔 11년 만에 처음 규정 타석을 채웠다. 길고 긴 ‘흙길’ 이후에 진짜 ‘꽃길’이 펼쳐졌다. 2015년 주전 유격수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밑돌을 놨고,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발탁돼 한국의 초대 우승을 도왔다. 팀 주장을 맡은 올해는 두산의 21년 만의 통합우승을 맛봤다. ‘해피엔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데뷔 13년 만에 얻은 자유계약에서 ‘50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김재호는 2017년 자유계약(FA) 시장 1호 계약으로 15일 도장을 찍었다. 4년 계약으로 계약금은 20억원, 연봉은 6억5000만원, 인센티브는 4억원. 2005년 박진만이 삼성과 계약하면서 받은 4년 39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유격수 최고액이다. 김재호의 올 시즌 성적은 137경기 출장, 타율 0.310(416타수 129안타), 7홈런 78타점이었다. 공격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김재호는 계약 직후 “프로에 입단하고 2군과 백업 생활을 오래 하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다른 2군 선수들도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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