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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소송비 어쩌나…'특허 괴물' 표적된 삼성·SK, '방패' 뺏길 판

머니투데이 최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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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소송비 어쩌나…'특허 괴물' 표적된 삼성·SK, '방패' 뺏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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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R 요건 강화 움직임…방어 수단 약화에 업계 '비상'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미국 특허청(USPTO)이 특허무효심판(IPR) 조건 강화를 추진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소송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특허 괴물'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수단이 사라진다는게 주된 이유다. 소송 비용이 증가하며 첨단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을 위한 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IPR 제도를 현재 방안대로 개정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을 둘러싼 특허 분쟁 환경이 한층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IPR은 등록된 특허가 실제로 유효한지 다시 검증하는 행정절차다. 연방 법원 소송이나 ITC(국제무역위원회) 제소 대비 결정이 빠르고 비용 부담이 적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이 특허 분쟁에 주로 활용했다. 특히 특허관리법인(NPE)의 소송 남발을 견제할 '마지막 방어 수단'으로 여겨졌다. NPE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않고 특허를 통해 소송 이익을 얻는 조직으로 이른바 '특허 괴물'로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특허청은 IPR 제도 효력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강화해왔다. 특히 개정안은 기업들의 IPR 신청 자체를 크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기업이 과거 소송에서 패소한 이력이 있으면 다른 기업도 같은 특허에 대해 IPR을 신청할 수 없게 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실제 종전 30% 수준이던 IPR 개시 거절률은 지난해 9월 신임 특허청장 취임 이후 90% 수준으로 급등했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사흘차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프레스투어' 참석자가 'HBM4 48G 16Hi'를 촬영하고 있다. 202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사흘차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프레스투어' 참석자가 'HBM4 48G 16Hi'를 촬영하고 있다. 202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한국 반도체 기업은 그간 NPE의 주된 타깃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중국계 NPE인 어드밴스드 메모리 테크놀로지(AMT)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AMT는 SK하이닉스의 부스터 회로와 플래시 모듈, 전압 측정 장치, 비휘발성 메모리 장치 등 핵심 기술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미국계 NPE 모노리식 3D로부터도 추가 피소됐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부담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미국 NPE 넷리스트에 총 4억211만달러(약 6300억원)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다. 다만 이후 IPR을 통해 일부 특허에 대한 무효 판단을 받아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특허청에 IPR 개정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고 "정당한 IPR 청구를 심리조차 하지 않는 것은 특허 제도를 혁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효력이 의심되는 특허에 기반해 소송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NPE의 특허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생존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송 비용이 급증하면서 R&D(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설비 확대에 투입할 자원이 줄어들 수 있고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수록 더 많은 특허를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곧 NPE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기업의 기술 도전 의욕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첨단 반도체 원천 기술 경쟁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며 "민간 차원을 넘어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목소리를 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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