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희 ‘코코지’ 대표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코지' 사무실에서 박지희 대표가 장난감 집 모양의 스피커 제품과 오디오 콘텐츠가 담긴 피규어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장경식 기자 |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코지’ 본사에서 만난 박지희 대표는 장난감 집처럼 생긴 스피커와 뽀로로, 아기 상어 캐릭터로 만든 피규어를 들고 왔다. 이 피규어를 ‘집’ 스피커에 넣자 동요가 흘러나왔다. 박 대표는 “재생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고, 피규어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미취학 어린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아띠’로 명명한 피규어를 CD, ‘코코지 하우스’라고 이름 붙인 스피커를 CD플레이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국내 12만 가구가 쓸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도 했다.
2012년 독일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의 투자를 받아 배달 앱 ‘요기요’를 공동 창업한 박 대표는 요기요 운영 경험이 코코지 창업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스타트업은 끊임없는 변수와 장애물을 만나게 되는데, 요기요를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 덕분에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의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 대표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 3명은 2017년 요기요가 상장하면서 퇴사했다. 2021년 GS리테일 컨소시엄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100%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박 대표는 “요기요를 창업했을 때 이미 시장에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이 있었고, 두 서비스는 전화로 배달을 연결해 주는 방식이었다”며 “요기요가 앱으로 주문하는 방식을 선보이자, 배민과 배달통 모두 같은 방식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20년 ‘아주 오랜 옛날’을 뜻하는 단어인 ‘꼬꼬지’에서 착안해 코코지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렸다. 그는 “할아버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옛날 이야기를 해 주신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은 추억을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코코지’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당시 육아 오디오 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거리 두기로 전 세계 어린이들이 동영상에 노출되는 시간이 급증해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그 반작용으로 미국에선 귀로 듣는 ‘팟캐스트’의 키즈 분야 트래픽이 40% 올라갔고, 유럽에서도 오디오 시장이 확장됐는데, 아시아에선 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후 1년 반 만에 코코지 하우스와 아띠를 개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하면서 14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서비스 시작 후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투자 금액은 200억원이다.
박 대표는 “아띠 1개에 40분에서 1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넣을 수 있다”며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코코지를 이용하는 12만 가구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박 대표는 “12개월 이상 꾸준하게 쓰는 이용자 비율이 60%가 넘는다”고 말했다. 코코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동요, 동화, 감정 표현, 과학, 역사, 한자, 외국어, 구구단, 크리스마스 캐럴 등 1만개에 달한다.
코코지는 대만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대만도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고 출판업과 오디오 콘텐츠, 팟캐스트 콘텐츠도 활성화돼 있다”면서 “대만 진출 1년 만에 200만달러(약 3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이용자들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1시간 38분으로 한국보다 더 길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직원 55명을, 대만에서 직원 6명을 고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향후 중국어권 시장과 영어권 시장으로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며 “요기요로 배달 문화를 바꿨던 것처럼, 육아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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