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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DMZ 화살머리고지서 발굴된 유해 국군으로 신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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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가 발굴된 남궁선 이등중사. 국방부 제공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6·25전쟁에 참전한 국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중 국군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국방부는 21일 “지난 5월30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한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고 남궁선 이등중사(병장)인 것으로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10월 고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번째이다.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유해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133번째이다.

남궁선 이등중사는 1952년 4월30일 제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1953년 7월9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전협정 18일 전에 전사한 것이다.

국방부는 “매·화장 보고서(전사자 유해 매장 기록지)를 보면, 고인은 소총수로서 철원 상석지구 전투에 참가했다”라며 “1953년 7월9일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인한 교전 중 105mm 포탄 낙하로 인해 현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4월12일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해 가운데 오른쪽 팔을 먼저 발견했다. 이후 확장 작업을 통해 5월30일 완전유해로 최종 수습했다. 남궁선 이등중사의 신원은 그의 아들 낭궁왕우씨(69)가 2008년 등록한 유전자(DNA)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남궁왕우씨는 “지금 이 순간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꿈인지 생시인지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인의 여동생인 남궁분씨(83)는 “살아생전 고생만 하다가 군에 가서 허망하게 돌아가셨는데, 지금이라도 오빠를 찾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남궁선 이등중사는 1930년 7월1일 강원 홍천군 동면 월운리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일찍 가정을 이뤄 슬하에 1남 1녀를 뒀고 23살에 입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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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가 발굴된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품.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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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남궁선 이등중사의 귀환행사를 거행한 뒤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 따라 10~11월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에 대비해 지뢰제거 및 도로개설 작업을 완료했다. 남측은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 4월부터 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하려 했지만 북측이 호응하지 않았다. 이에 남측은 단독으로 추가 지뢰제거 및 기초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20일 기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1488점이고 유품은 4만3155점이다.

국방부는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함으로써,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돌아오지도, 우리가 다가가지도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유해발굴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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