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길거리 나앉을 판"…구미공단 화재 피해업체 발동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20일 오전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전자부품공장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겨우 버티고 있는데, 이제 길거리에 나앉게 됐습니다."

지난 20일 경북 구미국가산업1단지 내 영진아스텍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업체 대표들이 27일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A업체 대표는 "40억원짜리 계약을 하기 직전에 불이 났다. 특성상 천고가 높은 공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곳이 마땅치 않아 잘못하면 계약이 안될 수 있다"며 안절부절 했다.

B업체 대표는 "얼마 전 거래처의 주문을 받아 원·부자재 10억원 어치를 들여놨는데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다. 보험도 들지 않아 큰일"이라며 비통해 했다.

C업체 대표는 "지난 23일 납품하기 위해 출하 대기 중이던 장비 20억원 어치가 다 타버렸다.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나"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화재로 발생한 재산피해는 소방서 추산 137여억원에 이른다.

피해업체 중 일부는 건물 등에 대한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대부분 원·부자재, 집기 등에 대한 보험은 들어있지 않은 상태다.

피해업체들의 영업손실도 3개월을 기준으로 업체당 2억~2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업체 대표는 "불이 난 영진아스텍의 화재보험 대물보상 상한액이 20억원에 불과해 업체 전체가 입은 100억여원의 20%도 안된다"며 "피해업체들의 원·부자재, 집기, 영업손실 등을 합하면 피해액이 15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재가 발생한 영진아스텍이 삼성화재보험, KB손해보험 등 2곳에 가입한 화재보험 대물보상 상한액은 20억원으로 알려졌다.

손해사정인 D씨는 "원·부자재, 장비 등에 보험을 들지 않은 업체가 많아 피해 규모가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영성테크, 태성디티, 블루하이데크, 디아이테크, 퍼스트코어, 미래심지, 위드컴퍼니, 지엠솔루션 등 8개 피해업체 대표들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손귀욱 위드컴퍼니 대표를 위원장으로 선출해 신속한 피해보상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해식 영진아스텍 대표는 "화재에 대한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와 우리 회사의 과실이 인정되면 절차에 따라 보상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우리도 50여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다른 업체들의 피해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불이 난 공장들은 아직 철거가 진행되지 않아 강한 바람이 불면 석면 슬레이트 지붕 등의 조각들이 인근 공장이나 도로 등으로 날아갈 위험 때문에 하루빨리 철거가 이뤄져야 할 상황이다.

앞서 20일 오전 3시36분쯤 구미시 공단동 전자부품 제조공장인 영진아스텍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인근 9개 업체 공장으로 번졌다.

이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137억여원의 피해를 내고 4시간40분 만에 간신히 진화됐다.
newsok@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