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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편의점서 '제로페이', 직접 써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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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광화문 인근 편의점 6곳 방문…점주들도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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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제로페이 결제를 시도해본 광화문 인근 편의점의 모습./사진=이호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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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전국 4만여 편의점에서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해졌다. 제로페이란 소상공인의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가맹점이 스캐너로 QR 코드를 인식하면 결제가 바로 이뤄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부터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전국 4만3171개 편의점에서 제로페이를 쓸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제로페이의 결제 수수료는 0%이며, 사용자는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연 편의점의 상황은 어떨까.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해진 첫날에 기자가 직접 다녀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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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한 편의점에서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기 직전의 모습이다./사진=이호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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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요? 어, 가능하네…" 점주도 잘 몰랐다

2일 오후 1시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A 편의점을 방문했다. 물건을 고르고 제로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냐고 묻자, 아르바이트 직원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글쎄요, 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반신반의하며 제로페이를 켜고 QR 코드를 스캐너에 갖다 대자, '결제에 성공했다'는 알림이 뜨면서 계좌에서 금액이 빠져나갔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오늘 (제로페이를) 처음 성공해본다"며 "예전에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실패했다"고 과거의 경험을 설명했다. 그는 제로페이에 대해 잘 모르는 듯 기자에게 "이걸 쓰면 페이백해주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인근에 있는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B 편의점을 방문하여 마찬가지로 제로페이를 쓸 수 있는지 물었다. 점주는 "한 번도 안 해봤는데, 한 번 해보자"며 스캐너를 집어 들었다. 결과는 성공. 그는 "오늘 처음 해 본다"면서 "지금까지 이용한 사람이 없었는데, 과연 앞으로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길을 건너 C 편의점으로 향했다. 제로페이 사용 여부를 문의하자, 점주는 "7일부터 된다고 알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한번 시도해달라고 부탁한 결과,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점주는 "예전에는 여러 번 시도해도 추가로 필요한 절차가 계속 뜨면서 실패했다"며 "오늘 처음 해봤는데, 편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으니, 점주 입장에서는 좋다"고 밝혔다.

오전 중에 제로페이를 이용한 사람이 많았다는 편의점도 있었다. 회사 밀집 거리에 위치한 광화문의 한 D 편의점의 점주는 "오늘 제로페이를 이용한 소비자가 꽤 많았다"며 "모바일 페이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도 많이 써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제로페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점주는 "지난주에 출장을 다녀와서 그런지, 공지를 보긴 했는데 어떤 제도인지 잘 모르겠다"며 기자에게 제로페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설명을 듣고 "상용화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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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로 결제를 하자 기자의 핸드폰에 알림이 쇄도한 모습. 정확한 위치명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사진=이호길 인턴기자


◇소규모 편의점은 아직 적용 안 돼…중기부 "홍보 강화할 것"

제로페이가 모든 편의점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아닌 소규모 편의점에서는 아직 제로페이 결제가 불가능했다.

가맹 편의점이 아닌 E 편의점에서 제로페이 결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점주는 "전자담배 같은 경우도 우리는 가맹 편의점보다 6개월 늦게 들어왔다"며 "제로페이가 언제부터 가능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이용과 관련해서 들은 바가 있냐고 질문하자 그는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중기부는 일반 소상공인 점포의 제로페이 가입과 POS 연계를 함께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3일 "QR 코드를 스캔하는 현행 방식으로 제로페이를 쓰려면 POS(결제단말기)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며 "작고 영세한 편의점은 본사가 없으니까 어떻게 (이를) 확산시킬지 밴(VAN)사 등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로페이의 홍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편의점 본사의 POS를 통해 제로페이 안내를 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QR 기반으로 진행되는 결제가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편의점 본사와 함께 어떻게 홍보를 강화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인턴기자 psylee1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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