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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대구 보듬은 文 "손은 못잡으니…" 의료진·공무원에 허리숙여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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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연신 위로…조재구 남구청장 "제발 도와달라" 눈물 호소

3시간10분 동안 대구 전역서 4개 일정 소화…수행인력은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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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5일 대구광역시청에서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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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해 약 3시간 동안 대구 중·서·남·북구 전역에서 4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방역 대응과 대구·경북 시민을 위로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5분부터 2시46분까지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시작으로 Δ대구의료원 점검(오후 3시6분~3시19분) Δ대구지역 취약계층 복지전달체계 점검(오후 3시32분~3시48분) Δ대구지역 시장·소상공인 간담회(오후 4시4분~4시45분) 등 4개의 일정을 잇달아 소화했다.

민방위복을 입고 마스크를 낀 문 대통령은 대구시청(중구), 대구의료원(서구), 대구 남구청, 동대구역(동구) 순서로 사실상 대구 전역을 돌며 현황·방역·복지·경제 등 대구의 모든 상황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2번째 일정으로 대구 지역 확진자 500명 중 115명(이날 오전 9시 기준)이 입원해있는 대구의료원을 방문했다.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은 인력과 시설·장비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유 원장은 "코로나 폐렴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절대다수가 부족한 형편"이라며 "간호사는 보통 3교대를 한다고 하는데 지금 저희는 2교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품은 많이 신경 써주셔서 보급해주시지만,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어제 동이 날지 모른다"라며 "얼마가 필요한지 묻지 마시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일선에 나서고 있는 우리 의료진의 건강도 아주 중요하다. 적은 수의 의료 인력이 헌신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상황이라 지나치게 과로로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며 "그런 부분도 각별하게 챙겨달라. 중앙 정부도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의료원에 파견된 의료진에게 악수 대신 한 명씩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말은 파견이지만 자원하신 것이지 않나. 저는 그 점이 더더욱 고맙다"라며 "대구시민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의 건강을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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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대구의료원을 방문해 파견 의료인에게 악수 대신 허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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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문 대통령은 대구 남구청을 방문해 취약계층 복지전달체계를 점검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에서 손 소독제와 여러 물품을 많이 보내줬다. 너무 고맙게 잘 받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자가격리자를 위한 물품 지원은 쌀을 포함해 5가지 종류의 모든 격리자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취약계층 어르신과 장애인, 어린이 돌봄을 당부하던 문 대통령은 옆에 도열해있던 남구청 공무원들을 향해 몸을 돌려 "고생하시는 공무원들께는 그 고마움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지금 우리 손도 잡지 못하는데, 마음으로 정말로 뜨겁게 격려와 위로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공무원들을 마주보며 "우리가 이 상황을 함께 이겨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구를 잘 지키는 일이 대구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일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이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힘내시기 바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린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종합민원실 입구에서 손 세정제를 바르며 재차 "상황 때문에 손은 잡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고, 민원실 직원들에게 "믿음직스럽다" "고맙다" "모두들 수고 많으시다"고 인사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역 사업에 대한 지원 요청 사항을 적은 봉투를 전달했다. 또한 이동하는 문 대통령에게 "제발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조 구청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알겠다. 힘내라"고 위로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1·2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로 수행했고, 청와대 참모진도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연명 사회수석, 의전 담당 등 최소의 인력만이 동행했다. 또한 대구 일정에 동행한 참모진과 취재진은 소독을 마치고 청와대에 복귀할 예정이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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