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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文대통령 내외 만난 U2 보노 "뮤직 이스 파워풀"…평화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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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 친필서명 시집 선물

전날 金여사와 환담도…"어떤 정신으로 노래를 만드느냐도 중요"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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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날(8일) 첫 내한공연을 가진 세계적 록밴드 'U2'(유투)의 리더 겸 사회운동가인 보노(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를 만나 평화와 국제사회 문제, 이러한 메시지가 담긴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난민과 기아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보노는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사회운동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인정받아 외국 공연 시 그 나라 정상급 인사와 만나왔다. 전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연에는 김정숙 여사도 참석해 사전환담을 한 후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접견은 우리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프랑스 리옹에서 개최된 글로벌펀드의 재원공약회의에서 향후 3년간 질병퇴치 사업에 기여금을 2배 증액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펀드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특화된 국제 보건기구로 2002년부터 약 400억불 이상의 기금을 조성하여 전세계적으로 보건사업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펀드 활동에 참여해 온 보노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40년간 세계 최고의 록 밴드 위상을 지켜오는 훌륭한 음악적 활동뿐만 아니라 음악 활동을 매개로 평화, 인권, 기아나 질병 퇴출같은 사회 운동까지 함께 전개하고 많은 성과를 낸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격려했다.

보노는 "대통령께서 한국 경제, 한강의 기적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어 계속해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계신 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후 접견에서 보노는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한국이 '진정한 기적'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고, 보노는 "Music is powerful"(음악은 강하다)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보노는 자신의 서재에서 꺼내온 선물이라며,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친필서명이 담긴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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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록밴드 U2의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 관람에 앞서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와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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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숙 여사는 전날 오후 6시45분부터 7시3분까지 18분간 보노와 U2의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과 사전환담을 갖고 이어서 U2의 데뷔 후 43년 만의 첫 내한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특히 보노는 공연 도중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한정우 부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사전환담에서 김 여사는 "DMZ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하셨을 것"이라며 "한반도에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리라 희망한다"라며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U2의 노래를 듣게 됐으면 하는 깊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보노는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보노는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왔다. 어떤 사운드를 낼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신으로 (음악을)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여사는 "보이스가 없는 이들을 위해 보이스가 돼주고 싶다는 U2의 지향에 공감한다"고 격려했다.

전날 공연에서 U2는 영국-아일랜드 무력 분쟁과 관련해 비폭력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Sunday Bloody Sunday'를 오프닝곡으로,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One'을 엔딩곡으로 공연했다.

보노는 200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분단의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인으로서 한국 분단 상황을 잘 이해하며, 한국 공연 성사 시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로 One을 꼽았다. 'One'은 지난달 19일 문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출연한 '국민과의 대화' 엔딩곡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노와의 접견에서 오프닝과 엔딩곡에 대해 "아주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우리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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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번째 내한공연을 갖고 있다. 이는 1976년 밴드 결성 이후 43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단 1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2019.1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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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보노(보컬·리듬 기타), 디 에지(리드 기타·키보드), 애덤 클레이턴(베이스 기타), 래리 멀린(드럼·퍼커션) 등 원년 멤버 4명이 현재까지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U2는 전 세계 1억8000만여 장의 앨범 판매고, 총 22회 그래미 수상,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8회, UK 앨범 차트 1위 10회,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등 음악적 업적을 쌓아왔다.

보노는 사회운동가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설립,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그가 부른 노래에는 이 같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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