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화와 사랑을 나누던 성탄절이 12·3 내란의 여파로 혼란과 걱정을 나누는 날이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공수처의 두 번째 소환 통보를 무시했고 서울 시내 곳곳에선 집회의 구호 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뚫었습니다. '버티기'로 일관하는 대통령의 무책임한 모습에 성탄절 미사와 예배에 선 종교 지도자들조차 무거운 마음으로 "헌법"과 "민주주의"를 말했습니다.
첫 소식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내란 사태' 이후 맞이한 성탄 미사는 시작부터 무거운 단어들로 채워졌습니다.
[정순택/대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갑작스러운 정치적 불안정 속에 들려오는 불안과 분열의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하고. 선한 양심을 지닌 많은 이들이 정의와 진리를 갈망하며 목소리를 내지만, 그 외침이 외면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세상의 사랑과 평화, 화합과 화해를 이야기하던 예년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헌법, 민주주의, 법적 절차…8년 전 탄핵 사태 때도 보이지 않던 낯선 낱말들이 성당에 울려 퍼졌습니다.
[정순택/대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헌법적 절차에 따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향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엄으로 국가 안정을 도모하려 했다"는 12월의 내란 사태를 직시하며 "참된 평화는 단순히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와 사랑이 실현될 때 가능한 것"이라는 메시지도 냈습니다.
내란 사태가 할퀸 사회 곳곳의 뼈 아픈 상처는 결국 시민들의 힘으로만 치유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정순택/대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교회의 성탄 예배에서도 잃어버린 평안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이 자리엔 여당 지도부도 참석했습니다.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이 자유롭고 평안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비상시국을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 합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등 중대한 정치적 현안은 법과 원칙,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화면제공/cpbc(평화방송)·여의도순복음교회]
[영상취재 공영수 / 영상편집 오원석]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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