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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아시아임팩트] 하늘에선 극한호우, 땅엔 해수면 상승‥'거대 홍수'에 떠는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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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시아지역의 기후위기 현실을 계속해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베트남에선 특히 해수면 상승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극한 호우까지 겹치면서 강 하구가 수시로 범람하고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데요.

차현진 기자가 베트남에서 현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베트남 최남단 메콩강 삼각주에 위치한 까마우성 남칸의 한 마을.

뻘밭 위에 나무 기둥들만 덩그러니 서 있있습니다.

주변엔 어망과 밥그릇, 축구공 등 살림살이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엔 한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수상가옥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폭우가 쏟아지고 강한 파도가 집을 덮치면서 지금은 터만 남게 됐습니다.

[후옌 반 문/수해 주민]
"(당시) 바람이 점점 더 강해지더니 잠을 자고 있을 때 큰 파도가 우리를 덮쳤습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는데, 이미 모든 것이 다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고기잡이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후옌 반 문 씨.

보트로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는 자녀 셋을 등교까지 시키려면 기름값도 큰 부담이 됩니다.

집안 사정을 잘 아는 큰딸은 결국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후옌 반 짬/수해 주민]
"가족의 경제 상황이 어려운 걸 알고 있었기에 저는 여동생들에게 학교 갈 기회를 넘겨줬습니다."

근처의 또 다른 마을.

역시 지난 7월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큰 홍수가 났습니다.

물의 수위가 높아져 지반이 폭삭 무너진 집의 모습인데요. 집 전체가 이렇게 위태롭게 휘어져 있고요.

미처 챙기지 못한 가방도 진흙 속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람 타잉 반/수해 주민]
"너무 혼란스러웠고, 당시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오직 집에서 뛰쳐나와 도움을 요청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삼각주 지역은 더 강력하고 위협적인 형태로 기후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늘에선 극한호우가 쏟아지고 땅에는 해수면 상승 영향으로 강 하구의 수위가 빠르게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강변을 따라 수상가옥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워낙 물가와 가깝다 보니 비가 많이 올 경우 홍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6년새 이 지역 수면은 10cm 넘게 높아졌습니다.

상승속도는 더 빨라져 2050년까지 메콩강 수면이 65cm~1m 높아질 거란 예측도 있습니다.

수위 상승으로 최근 10년간 침식 피해를 입은 곳도 120여 곳이나 됩니다.

[람 타잉 반/수해 주민]
"재난 피해를 경험해서인지 이곳에 사는 게 무섭고, 두렵습니다. 특히 물의 수위가 오르고, 침식이 이뤄질 때면 잠을 거의 못자고 깨어 있습니다."

지난 10월엔 베트남 중부 꽝빈성에서 홍수로 12명이 죽고, 주택 3만 4천 채가 침수됐습니다.

9월에는 초강력 태풍 '야기'가 북부지역을 강타해 수백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홍수 피해를 입는 베트남 주민은 2035년부터 매년 150만 명에 달해 과거 30년 평균의 10배가 넘을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같은 재해라도 피해는 취약계층에 집중되기 마련입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2030년까지 베트남 국민 100만 명이 빈곤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한지은 / 영상편집: 조민서 / 취재협조: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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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종혁 한지은 / 영상편집: 조민서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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