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탄원서 "박정훈 대령은 남 억울하게 하지 말라는 가르침 따랐을 뿐"

◀ 앵커 ▶

고 채 상병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다 기소된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가 법원에 무죄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박 대령의 행동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되지 말라,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말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잘 지켜온 것이라며, 그에 대한 무죄 선고는 우리 사회의 정의 실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결심 공판을 마치고 군사법원을 나서는 박정훈 대령.

군검찰은 이날 그에게 항명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인파 속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박 대령을 어머니는 조용히 지켜봤습니다.

그동안은 차마 지켜볼 수 없었지만 아들의 생일에 열린 결심 공판은 빠질 수 없었습니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선고를 앞두고 어머니는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법정에서 아들의 진술을 들으며 뼈를 깎는 고통을 느꼈지만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남에게 피해 주는 사람은 되지 마라,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말라고 한 가르침을 박 대령이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억울함을 당한 그 심정을 재판장께서는 이해하시겠냐"며 "항명죄는 수사 결과를 왜곡하라는 윗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박 대령을 벌주기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어머니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간청하며 "선고 날 온 국민의 박수 소리가 하늘나라의 채 상병에게도 전달이 돼, 채 상병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박 대령 어머니가) 채 상병이 묻혀 있는 대전 현충원도 가끔씩 찾으셔서 묘비를 닦고, 극락왕생할 것을 기도하면서 억울함이 없도록 '우리 아들이 다 풀어줄 것이다'…"

그런데 채상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박 대령을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임 사단장은 MBC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자신은 수중수색 지침을 내린 적이 없고,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조치를 할 권한과 책임이 없었는데도 무리한 수사를 했다"며 "박 대령을 다음 주에 군 수사기관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령 측은 이에 대해 "무리한 수사였다면 최근 대구지검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까지 진행했겠냐"며 "임 사단장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주영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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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주영 / 영상편집: 조민우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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