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이란 외무, 긴급 회담…"아사드 탓", "이스라엘 탓"
주말 도하서 러 포함 3국 외무장관 회동, 시리아 문제 논의할 듯
2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 가해진 러시아 공습 이후 가족을 잃은 한 여성이 병원 밖에서 슬퍼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시리아 내전이 격화한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거점 지역의 병원과 주거지역을 공습,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에 산부인과 병원을 포함, 의료시설 5곳이 러시아의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으며, 사상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지 영상을 보면 도시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리는 재로 뒤덮이고 차는 불타고 있다.
하얀 헬멧 소속 이스마일 알라브둘라는 "이렇게 넓은 지역에 걸쳐 이 정도 규모의 폭격이 가해질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금 이들리브 시립 병원이 공격을 받았다"며 "병원의 산소공급이 끊어져 2명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은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과 합세,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전날엔 최근 알레포와 이들리브주 북서부의 주요 거점을 장악한 데 이어 중부 하마주까지 진군했다. 이란과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정부군은 반격에 나서며 전선은 확대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 러시아의 공습으로 병원 앞에 세워진 앰뷸런스가 파손된 모습 |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이 성사된 후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주변국은 다시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 하칸 피단 외무장관과 긴급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피칸 장관은 이번 위기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대 세력과 정치 대화를 거부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외부 개입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황은 시리아가 국민, 합법적 반대 세력과 화해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또 과도한 외부 개입에 대해 경고하는 동시에 튀르키예가 무장반군과 아사드 대통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아락치 장관은 "시리아의 테러단체는 미국,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며 이것이 시리아에서 "불신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을 거론했다.
그는 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리아의 선의의 통치를 위해 필요한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와 함께 '아스타나 프로세스'가 가능한 빨리 부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스타나 프로세스는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등 3국과 내전 당사자, 유엔 등이 참가해 시리아 내전 해법을 논의하는 틀을 말한다. 그동안 총 22번 회의가 열렸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양측이 러시아를 포함, 3국간 긴급 정상회담을 소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오는 7∼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하 포럼을 계기로 이란, 튀르키예, 러시아 3국 외무 장관들이 아스타나 프로세스의 틀 안에서 시리아 문제 논의를 위해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무너진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 피란민 캠프 |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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