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30㎝ 폭설에 쓰러지고 꺼지고…지붕 깔린 70대 숨져(종합)

사흘간 폭설 119 신고 180건…전신주 손상에 정전 피해 속출

일부 도로·하늘길 이용도 차질…오후 2시 대설특보 모두 해제

횡성 지붕 무너짐 사고 현장 [횡성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강원지역에서 30㎝ 안팎의 폭설이 내린 28일 인명·시설 피해가 속출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분께 횡성군 서원면 창촌리 한 우사에서 A(76)씨가 지붕에 깔려 숨졌다.

경찰은 폭설을 견디지 못한 지붕이 A씨 위로 무너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1분께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 한 우사의 지붕도 일부 무너져 젖소 36마리 중 32마리가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폭설로 이날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사·낙석 1건, 나무 쓰러짐 등으로 인한 도로 통행 불가 86건, 기타 18건 등 총 105건의 119 신고가 들어왔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는 총 180건의 폭설 관련 119 신고가 들어왔다.

폭설로 무너진 우사 (횡성=연합뉴스) 28일 오전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 한 우사 일부가 무너져 소방 당국이 젖소 36마리 중 일부를 구조하고 있다. 2024.11.28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etae@yna.co.kr

폭설을 견디지 못한 나무가 전신주 위로 쓰러지면서 곳곳에서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0분부터 원주시 지정면 일대 403곳 170여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한전은 나무가 전신주 위로 쓰러지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오전 11시부터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전날 횡성 5개 읍면 274곳에서 발생한 정전은 복구가 완료됐으나 폭설로 인해 갑천면, 서원면, 둔내면 등 일부 지역에서 추가적인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원주와 횡성뿐만 아니라 강원지역 곳곳에서 쓰러진 나무에 의한 전신주 손상 등으로 주민들이 추위 속에서 불편을 겪었다.

많은 눈이 내리면서 현재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62곳에 대한 출입은 통제된 상태다.

또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4편이 결항하면서 하늘길 이용에도 이틀째 차질이 빚어졌다.

미시령 옛길인 군도 8호선 델피노 입구∼미시령 정상 6.6㎞ 구간도 무기한 전면 통제돼 고성군은 우회 노선으로 군도 8호선(미시령옛길)은 국지도 56호선 미시령터널(인제 방향)을, 국도 7호선(간성읍)은 국도 46호선 진부령 방면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강릉 왕산면 안반데기길 4.64㎞ 구간도 한때 통제됐다 이날 오후 1시께 통행 제한이 해제됐다.

제설차도 폭설엔 '속수무책' [횡성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도내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되자 오후 3시께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운영을 해제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내린 눈의 양은 내륙은 평창 대화 32.6㎝, 원주 치악산 29.3㎝, 횡성 청일 26.8㎝, 횡성 24.4㎝, 원주 문막 20.4㎝, 홍천 서석 18.6㎝, 영월 상동 16.3㎝, 원주 15.5㎝ 등을 기록했다.

산간에는 정선 사북 13㎝, 미시령 12.5㎝, 삼척 하장 12㎝, 삽당령 10.5㎝, 조침령 10.1㎝, 향로봉 9.7㎝ 등의 눈이 내렸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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