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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친절한 경제] '11월 직구족'도 옛말…'1달러에 1,400원' 쭉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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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13일)은 환율 얘기해야 되겠죠. 1달러의 가치가 2년 만에 1,400원을 넘었습니다. 이렇게 비싼 환율이 꽤 오래갈 수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온다고요?

<기자>

요즘 금융 시장이 심상치 않죠.

어제 오후 3시 반 종가로 잡고 있는 시간 기준으로 1달러에 1,400원을 넘어서 1,403.5원을 기록했습니다.

2년 전 11월 7일 이후로 처음 보는 숫자입니다.

외환 시장 종가 기준으로 우리 돈 1,400원 넘게 줘도 1달러 한 장 밖에 살 수 없는 지금 같은 모습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2022년의 금리 급등기, 이렇게 딱 세 번 나타났던 모습입니다.

2000년대 이후 20년간 이어진 평균환율 1,100원대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2020년 이후로 3년간은 1,200원대로 야금야금 올라섰고요.

올해 들어서 더욱 비싼 달러가 평균, 그야말로 '뉴노멀'로 자리를 굳히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내년 초까지는 달러 가치가 1,400원을 기준으로 등락할 것 같다, 이게 외환 시장 안팎에서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그다음에는 정말 봐야 알 수 있습니다.

1,400원 선 정도에서 그치면 그나마 나은데 1,450원 선까지 돌파하면 상당한 동요가 나타날 거라는 불안이 함께 나옵니다.

11월 중순 이후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블랙 프라이데이를 비롯해서 해외 직구족들이 쏠쏠한 할인행사를 누리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환율로는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쇼핑을 하기 위해서 해외직구를 해봐도, 아무리 손품을 팔아봐도 싸다는 생각을 들지 않을 겁니다.

직구족도 직구족이지만, 수입해 들어오는 원자재에 크게 기대는 우리나라로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조금씩 쌓이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런 환율도 트럼프 당선의 영향이 큰 걸로 봐야겠죠.

<기자>

트럼프 당선이 핵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초에 취임합니다.

그전까지는 친절한 경제에서도 여러 번 풀이해 봤던 트럼프 당선인의 세계에 대한 보편 관세 공약, 미국에 수입해 들여가는 물건에는 웬만하면 다 관세를 붙여서 메이드 인 USA를 보호하겠다는 공약 여기에 대한 불안이 지속될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면,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미국의 물가부터 올릴 게 뻔한 관세 조치를 정말 그렇게 실시할까 싶죠.

트럼프 당선인이 좀 물러서는 모습이 나오면 달러 가치가 하락할 거란 기대도 있지만요.

사실 그때 가서 관세 정책을 정말 강하게 추진한다면 환율 변동성이 거기서부터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내년 초까지는 달러를 좀 더 싸게 살 수 있길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고요.

그 이후도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미국 경제만 예외다 이런 상태가 강화되고 있는 영향도 매우 큽니다.

미국만 경제 성장률이 좋고요.

미국만 요즘 뉴욕증시에서 날아다니는 첨단 기술 기업들을 비롯해서 기업들 실적이 좋고 미국만 달러의 풍요를 누리는 상황, 기업들 성장세가 우리나라는 둔화되고 있는 데다가 증시에서는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할 것 없이 떠나고 있으니 우리 돈이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증시도 환율도 참 걱정입니다. 이렇게 달러가 비싸지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설명해 주시죠.

<기자>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내수에는 확실히 부담이 커집니다.

지금 수출도 지금 중요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사실 당분간은 수출에는 이렇게 원화가 저렴한 게 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박상현/아이엠증권 전문위원 : (원화 약세는) 아무튼 수출 쪽엔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요.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그 효과를 일부 상쇄시켜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우려가 있는 부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로 달러 강세에 기인하고 있고, 주변국 통화는 동반 약세란 면에서 자금 이탈은 크게 우려할 건 아닌 것 같고요.]

요즘은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원화만 약세가 아니고, 엔화도 위안화도 유로도 모두 달러 대비해서 힘을 못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달러당 1,400원을 찍었을 때마다 찾아왔던 경제 위기까지는 가지 않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건강도를 볼 때 대표적으로 보는 CDS 프리미엄이란 지표가 있는데요.

이게 이렇게 달러가 고공행진을 하는데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달러당 1,400원에서 더 많이 치솟지 않을 때 얘기이고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 정말 세계 무역이 크게 위축되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 되면, 상당한 환율 불안을 각오해야 하는 분위기고요.

당장 이달에 우리가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쉽게 내려갈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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