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극심한 가뭄에 나무 삐쩍…커피 재배면적 절반으로 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자>

베트남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닥락성의 커피 산지, 올해 내내 극심한 가뭄에 이 농장에서는 일부 커피나무 관리를 포기했습니다.

푸르른 이 커피나무 잎과는 달리 조금만 이동을 해도 물이 부족해 잎이 이렇게 노랗게 변해버린 나무도 있습니다.

[응우옌 로안/커피 농장주 : 생산량이 60%에서 70%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물 부족으로 인해 나무의 뿌리가 약해지고, 잎은 마르고, 가지는 말라죽는 상태입니다.]

근처 다른 농장은 갑자기 불어닥친 이례적 돌풍에 커피나무 50그루가 부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꾸안/커피 농장주 : 새로운 나무를 심고 수확하려면 5년이나 걸릴 수 있습니다.]

농장 깊숙한 곳까지 호스로 계속 물을 대 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

[응우옌 루옌/커피 농장주 : 나무 그늘을 만들기 위해 '그늘목'을 심어 커피나무를 보호하고, 건조한 시기에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미리 저장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나마 대규모 농장은 가능하지만 영세한 곳들은 경작을 포기해 버리면서 전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의 지난해 생산량은 2022년 대비 10% 넘게 뚝 떨어졌습니다.

원두 생산 자체가 줄다 보니, 커피를 유통하고 수출하는 업체들도 비상입니다.

평소 같으면 창고에는 커피 원두가 저장돼 있어야 하지만, 빈 포대만 잔뜩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베트남에서 40% 이상 생산되고 저가 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1t에 5천500달러까지 1년 새 무려 2배 넘게 뛰었습니다.

[츠엉 안/커피 수출업체 관계자 : 이전에는 커피 가격이 1kg당 3만동에서 4만동 사이였지만 올해는 심지어 13만 4천동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25~30년간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커피 재배면적 대비 생산성이 브라질, 콜롬비아 등보다 높았던 베트남이, 기후 흉작에는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겁니다.

베트남 정부가 관개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브라질 등 주요 커피 생산국들도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생산 면적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전 세계 기후와 소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되면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 저위도 국가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헤르만 캄펜/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 박사 :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주로 저위도에 위치한) 저소득 국가들이 사회경제적 발전을 달성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즉 기후 재난의 책임이 가장 적은 저소득 국가의 경제적 손실이 고소득 국가보다 61%나 크다는 것, 더 심각해지는 기후 불평등의 민낯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이준호·장예은)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폭우 쏟아지자 코코아에 곰팡이병…초콜릿 업체 '비상'
▶ 통째로 베이거나 말라죽는다…심각한 기후 불평등의 민낯

김수영 기자 swim@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