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유튜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희롱해 논란이 됐습니다.
소녀상 훼손과 테러는 지난 2011년 일본대사관 앞에 첫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반복됐는데, 제재할 규정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남성, 최근 한국에서 잇단 민폐 행동으로 논란이 된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입니다.
편의점 난동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지만, 소녀상 희롱은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습니다.
소녀상은 사물이라 모욕이나 명예훼손 대상이 되지 않고, 파손한 게 아니라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혜욱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난동을 부려서 사람에 대해 신체에 힘을 가했거나 그 과정에서 뭔가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거나 이러면 이제 폭행이나 모욕으로 갈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으면 경범죄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이런 허점을 노리고 소녀상에 '철거'라고 적힌 마스크나 검은 비닐봉지를 씌우고, '흉물'이나 '위안부 사기'라고 쓴 팻말을 놓는 등 전국 곳곳에서 소녀상 테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이른바 '소녀상 철거 챌린지'까지 등장했습니다.
소녀상 등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기념물을 훼손하면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석 달째 상임위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소녀상 실태 파악도 법안이 발의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이뤄졌는데, 전국에 설치된 소녀상 154개 가운데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어 관리하는 경우는 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소녀상 훼손이나 모욕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신영숙 / 여성가족부 차관 (지난달 30일/국회 국정감사) : 관련 사항 모니터링해보고 말씀하신 대로. 국회에서 또 관련 논의에 대해서 지금 논의 중이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1년 천 번째를 맞은 수요집회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역사를 기억하고 전시 성폭력을 중단하자는 취지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됐습니다.
정부의 관심과 보호에서 멀어진 사이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소녀상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 진수환
디자인 : 이가은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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