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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만학도 모여 학교 살렸는데...교육청은 "분교 강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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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생이 줄어든 산골 초등학교를 지키겠다며 여든 넘은 주민들이 직접 만학도로 입학한 마을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청이 분교 전환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만학도들은 겨우 얻은 배움의 기회를 지켜달라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김천 도심에서 차로 40분 넘게 떨어진 산골 마을입니다.

이곳 초등학교 교실에 흰머리 만학도들이 가득합니다.

주름진 손이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 내용을 받아 적습니다.

[박래순 / 증산초등학교 1학년 : 글자도 이 시내 나가도 간판부터도 몰랐었거든요. 몰랐었는데, 간판도 볼 수 있고, 병원도 찾아갈 수 있고, 약국에도 갈 수 있고 이러니까 너무 행복하고….]

어르신들이 이 학교에 입학한 건 지난 5월입니다.

학생 수가 줄어 분교로 바뀐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학교에 다닌 적 없는 노인들을 찾아다녔고, 15명이 새로 입학해 배움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생 수도 교직원보다 많아지면서 분교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시작된 학업의 꿈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교육청이 어르신들의 입학과 상관없이 분교 전환을 강행하기로 한 겁니다.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은 정식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었습니다.

또, 분교로 바뀌더라도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불이익은 없을 거라며, 어르신들도 평생교육원 등에서 계속 교육받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교육청 해명과 달리, 분교로 바뀌면 보건교사나 영양교사가 배치되지 않는 등 피해가 크다는 겁니다.

특히, 만학도 어르신들은 사실상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되고, 학교는 결국 폐교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김창국 / 증산면 이장협의회장 : 약 96년의 전통을 가졌고, 유일하게 하나 남은 초등학교인데, 이 학교가 없으면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이 귀농, 귀촌할 수 없고….]

행정절차를 모두 마친 교육청은 도의회 의결을 거쳐 증산초의 분교 전환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행정소송을 준비하면서 교육청을 상대로 규탄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VJ : 윤예온
디자인 : 백승민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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