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운명의 날 온다‥1조 3800억 원 확정될까?

◀ 앵커 ▶

1조 원 넘는 재산 분할 액수로 '세기의 이혼 소송'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대법원까지 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이번 주 중대한 변곡점을 맞습니다.

대법원이 이 사건을 본격 심리할지, 상고를 기각할지 결정하게 되는 건데요.

유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법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 3천808억 원을 나눠주고, 위자료 20억 원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지난 6월 17일)]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대법원은 사건을 본격 심리할지 넉 달 안에 결정해야 하는데, 그 기한이 이번 주 금요일 자정입니다.

대법원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더 심리하지 않겠다,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기각하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됩니다.

SK 측은 재산 분할 여파로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최 회장의 재산 가운데 SK실트론 지분은 비상장이라 당장 매각하기 힘듭니다.

남은 건 17.7%에 이르는 SK 지분인데, 세금과 수수료를 감안하면 거의 다 팔아야 1조 3,808억 원 마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혼 등 가사 사건을 보면, 대법원에 넘어온 사건의 90% 이상이 심리불속행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세기의 이혼 소송인 만큼 대법원이 본격 심리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최 회장 측은 5백 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냈습니다.

최 회장의 SK 지분은 선대 회장에게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장기간 혼인 생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자 기여를 넓게 인정한다면 민법상 부부별산제 원칙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재벌이나 자산가에 대한 특별 취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또 주식을 다 안 팔아도 대출 등 재산을 내줄 다른 방법도 충분히 있다고 했습니다.

[노소영/아트센터 나비 관장 (지난 4월 16일)]
"가정의 가치와 사회 정의가 설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비자금 수사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2심 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3백억 원이 SK 성장의 종잣돈이라고 봤습니다.

[원순석/5·18 기념재단 이사장]
"광주를 학살하고 그 피의 대가로 권력을 장악하여 부정부패한 돈을, 비자금을 조성하여…"

고발도 잇따르고 있어 검찰이 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립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편집: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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