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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히든 해리스' 이변 없었다…또 빗나간 여론조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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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도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오곤 하는데, 미국 대선도 이른바 '3대 족집게'의 대선 예측 결과가 사실상 모두 틀렸습니다. 심수미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해리스 당선을 예상한 기관들이 얼마나 많았던 건가요?

[기자]

불과 며칠 전만 해도 50대 50으로 전망했던 영국 이코노미스트, 선거 당일인 5일 해리스 56% 트럼프 43%로 전망치를 고치면서 "경합주 최신 여론조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래 트럼프 우세를 예상했던 선거분석사이트 538도 해리스의 승률을 50%로, 트럼프보다 1%포인트 높게 잡았고, 미국 대선의 '족집게'로 불려온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8만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50.015% 정말 근소한 차이로 해리스가 이길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출구조사에서도 해리스가 우세하게 나왔다고요?

[기자]

에디슨리서치가 실시한 출구조사 잠정 결과인데요, '누구 찍었냐'는 질문 항목 대신 '호감도'가 있습니다.

전국 응답자의 48%가 해리스에게 우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해서 44%의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개표 몇 시간 만에 이런 분위기가 달라진 거군요.

[기자]

트럼프가 빠른 속도로 선거인단을 먼저 확보하면서 격차를 벌렸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아이오와'에서 해리스가 3%포인트 높게 나왔는데, 백인 여성들이 낙태권 문제로 결집하는 이른바 '히든 해리스'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니냐란 해석이 나오면서 큰 관심을 모았거든요.

근데 그런 이변이 사실은 없었던 겁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백인 여성 52%가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해리스 지지는 47%에 그쳤습니다.

2020년 대선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결과입니다.

[앵커]

막판에 나온 이른바 '쓰레기섬' 발언으로 히스패닉 표심이 민주당으로 집결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 이것도 아니었습니까?

[기자]

이것도 의외의 결과였는데요, 출구조사 결과 히스패닉의 53%가 해리스를, 45%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을 했습니다.

2016년과 2020년에 히스패닉의 민주당 후보 지지가 60%를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아진 수치입니다.

또 흑인 응답자의 86%가 해리스를 지지했다고 나타났는데, 이 역시 지난 두 번의 대선보다 5%포인트가량 낮았습니다.

특히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는 흑인 남성의 20%가 트럼프를 지지한 걸로 나타났는데, 4년 전 선거의 두 배나 됩니다.

최근 몇 년간 물가가 치솟으면서 경제 상황을 부정 평가하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흑인-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이 선거 결과를 가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황수비]

심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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