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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200년 넘은 '노예제의 산물' 선거인단제도…美 국민 63%는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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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대선은 직접 선거인 우리와 달리 선거인단을 통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여서, 선거인단을 과반수 이상 확보하는 게 대선 승패를 좌우합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이 제도를 폐지하자는 입장인데요.

그 이유와, 200년 넘게 이어져온 이 선거제도의 유례까지 이정민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미 대선 역사를 통틀어 전국 유권자 투표에서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수로 백악관 입성에 실패한 사례는 모두 5번입니다.

첫 세 번은 19세기 때, 나머지 두번은 2000년과 2016년 대선입니다.

지난 2000년 엘고어가 전국 유권자 투표에서 0.5%p 차로 이겼는데도 조지 W.부시에게 패했고 ,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이 300만 표 차로 앞서고도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했습니다.

트럼프가 주요 경합주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만 7만여 표를 더 받아 선거인단 46명을 독식한 건데 전국의 300만 표보다 3개 주의 7만 표가 더 크게 작용한 셈입니다.

이 제도가 모든 1표의 가치가 동등하게 작용하는 '표의 등가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이유입니다.

폐지 여론도 점점 증가해, 헌법을 고쳐 선거인단제를 폐지하는데 찬성한 미국민은 지난 대선 61%에서 63%로 늘었습니다.

월터 올슨 / 카탈루냐연구소 선임연구원
"우리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자가 이기는걸 당연하게 여기죠.주마다 (표가)어떻게 배분되든지와 상관없이요. 그게 우리가 기대하는 현대적 기준인이자 선거인단제가 인기 없는 이유입니다."

애초에 노예제 때문에 탄생한 제도여서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의 투표방식에 부적합하다는 겁니다.

1787년 독립헌법을 만들 당시 흑인 노예제를 유지하고 있던 미국 남부 주들이, 투표권이 없던 노예들 때문에 다른주보다 인구수는 많지만 정작 투표 가능한 유권자가 적다보니 주 선거인단을 늘리려고 노예 1명당 3/5명으로 계산하자고 주장하면서 고안해낸 방식이었던 겁니다.

이 제도 폐지를 내용으로 미 의회에 제출된 헌법수정안만 700번이 넘습니다.

1969년엔 폐지 헌법수정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지만 결국 상원에서 막히면서 미국은 오늘날까지 200년 넘게 대통령 선출방식으로 선거인단제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정민입니다.

이정민 기자(seli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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