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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친절한 경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증시 '환영'…앞으로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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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 두 달을 앞두고 이제 폐지되게 됐습니다. 주식 시장은 일단은 긍정적으로 반응했죠?

<기자>

어제(4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프 보시면, 9시 40분쯤에 둘 다 일제히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아예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딱 그 시점입니다.

코스닥은 주가 폭락사태가 있었던 지난 8월 초 이후로 3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큰 날이었습니다.

도대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는 언제, 어떻게 결정이 나는 거냐 폐지에 찬성하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불확실한 상태가 너무 오래 이어진다는 게 최근에 한국 증시의 매력이 더욱 떨어졌던 큰 이유 중에 하나로 꼽혔는데요.

그동안 정부여당이 주장해 온 금투세 폐지에 반대해 온 민주당이 폐지를 전격적으로 당론 채택하면서 일단 불확실성은 제거됐고요.

이달에 국회 본회의에서 폐지 처리까지 빠르게 진행될 걸로 보입니다.

반면에 금투세를 도입하기로 한 대신 단계적으로 세율을 낮춰가던 중이었던 증권거래세는 일단 인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입니다.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그동안 코스닥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이 많이 됐었는데, 주된 요인 중 하나였던 과세 불확실성 이게 해소되었으니까, 눌렸던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거래 조금 살아나고, 중소형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급여건 기반을 다져갈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한 번도 실행된 적 없이 바로 폐지되게 됐네요.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던 것도 영향이 있겠죠?

<기자>

금투세는 4년 전인 2020년에 입법되기는 했는데요.

유예를 거듭하다가 실행된 적 없이 결국 폐지로 마감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대주주들만 자기 회사 주식을 팔아서 나오는 소득에 양도소득세를 매겨왔는데요.

한 마디로 소득이 있는 곳에는 과세가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입법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국내 주식을 열 주, 스무 주 정도 가지고 있는데 세금을 낼 건 아니다.

주식이나 펀드, 채권 투자로 5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보게 되면 5천만 원을 초과하는 수익부터 그 20%에 세금을 물리겠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실행이 유예된 데서 보듯이 강한 반발에 부딪쳐 왔습니다.

금투세를 찬성하는 쪽은 미국이나 일본 같은 금융선진국들이 모두 채택하고 있는 세금이다, 금융시장이 선진화되는 방향이라고 봤습니다.

사실 1년에 금융투자 소득을 5천만 원 이상 올리는 큰손들을 대상으로 한 세금일 뿐인데 입법 취지가 호도당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고요.

하지만 반대하는 입장은 한국 자본시장은 아직 선진화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안 그래도 이른바 '한국증시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외 주식도 국내 주식만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되다 보니까, 올해 상반기에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은 7조 5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고 미국 주식은 11조 원 넘게 순매수했을 정도로 한국인들마저 우리 증시를 빠르게 벗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세금까지 미국처럼 매기게 되면 한국증시의 매력은 더욱 떨어진다는 거였죠.

그리고 이른바 큰손들이 내게 되는 세금은 맞지만, 그들이 한국증시에서 금투세까지 내야 하면 다른데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에 소액주주들 특히 코스닥 시장 같은 곳은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앵커>

어제 오름세를 보면 호재이기는 했던 것 같은데 우리 주식 시장이 더 건강해지려면 숙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잖아요.

<기자>

증시에 장시간 존재했던 불확실성이 사라진 건 확실히 긍정적인 방향입니다.

하지만 한국증시가 올해 들어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나 이스라엘 증시보다도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세계 주요 20대 경제국들 중에서 한국증시가 꼴찌인데, 이런 상황이 금투세 폐지만으로 지속적인 반등세를 보일 거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핵심은 경제의 기초체력이고, 자본시장의 진짜 선진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겁니다.

결국 기업들의 성장성, 실적이 제일 중요하고요.

배당 같은 주주환원도 잘 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주주들의 이익에 따라서 주가가 좌지우지될 수 있는 나라, 재벌들의 이해관계가 소액주주들에 우선한다는 이미지를 제대로 지울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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