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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시정연설 오지 않은 대통령…11년 관례 깨고 '총리 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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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국회에 오지 않았습니다. 예산안 심사를 앞둔 시기에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협조를 당부하는 관행, '예산안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은 겁니다. 취임 후 첫 시정연설 땐 민주당이 자리를 비우자 "좋은 관행을 지켜야 한다"면서 야당을 비판한 바 있는데 정작 오늘(4일)은 대통령 스스로가 11년 동안 이어진 관행을 깬 겁니다. 한덕수 총리가 대신 읽어 내려가게 된 연설문에도 '명태균 의혹'이나 '김건희 여사 이슈' 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은 없었습니다. 당장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권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첫 소식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통해 대독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회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내년 예산이 적기에 집행되어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확정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직접 나오라며 반발했습니다.

[대통령 나오라고 하세요! 대통령 그만두라고 하세요!]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년 전, 국회 시정연설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걸 두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2022년 10월 26일) : 정치 상황이 어떻더라도 과거에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간 우리 헌정사의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좋은 관행은 지켜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올해 시정연설에 불참하면서 윤 대통령 스스로 말을 뒤집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현직 대통령이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해오던 관행을 윤 대통령이 11년 만에 깬 겁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도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야당이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를 공개하는 한편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을 의식해 국회를 방문할 기회를 이번에 또 한 번 외면한 셈입니다.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 국회의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 국민이 위임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할 수 없는 현실을 무겁게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민주당은 "이젠 대놓고 국민과 싸우겠다며 구중궁궐에 틀어박힌 대통령의 고집불통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고 꼬집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구본준 방극철 /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김현주 / 영상자막 김형건]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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