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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논 마를 때쯤 또 '비'‥벼 추수 못해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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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찬 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벼 수확이 마무리돼야 하는데요.

올해는 유난히 잦은 가을비로 농민들이 추수를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논이 진흙탕으로 변해 농기계조차 들어갈 수 없다는데요.

유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농민들이 손수 낫을 들고 벼 베기에 나섰습니다.

바로 옆에 벼를 수확하는 농기계인 콤바인이 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논에는 기계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논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또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손해를 감수하고 직접 나선 겁니다.

[손덕선/벼 재배 농가]
"버릴 각오하고 이거 빨리 갖다 줘야 한다. 아이고 내가 진짜 10년 늙어 버렸다. 10년 늙어 버렸다."

진흙 범벅인 논에 빠져 고장이 나거나 오도 가도 못하는 농기계들도 보입니다.

아예 추수를 포기한 논들도 수두룩합니다.

수확기를 넘긴 벼들은 이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곳곳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비가 한 번 오면 논이 마르기까지 2-3일이 걸리는데 올가을에는 돌아서면 또 비가 내려 논이 마를 틈이 없었습니다.

[박경희/벼 재배 농가]
"날만 좋으면 기계로 잠깐 해버리고 이렇게 힘들게 안 해요. 정이 떨어져서 농사라는 것은 앞으로 짓기가 싫어요."

추수 뒤에 남은 볏짚을 사료로 쓰는 한우 농가도 비상입니다.

소도 안 먹을 정도로 벼가 물에 젖어 죄다 썩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치헌/한우 사육 농가]
"바닥이 질거나 볏짚에 흙이 묻었거나 하면 소는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기 때문에 혀로 이렇게 해서 다시 뱉어 버립니다."

길었던 폭염을 견뎌내고 잘 익은 벼를 보며 풍요로웠던 마음도 잠시.

유난히 잦은 가을비에 농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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