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 분당의 한 명문 고등학교에서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 학원이 시험 대비 예상 문제를 냈는데 실제 시험에서 비슷한 문제가 20개 가까이 나온 겁니다. 해당 학원 강사는 출제 경향을 분석한 게 적중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분당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의대와 명문대 합격자를 매년 백여 명 가까이 배출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지난 28일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이 중간고사 수학 시험을 다시 치렀습니다.
한 달 전 치른 수학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A군/2학년 학생 : 한 학원에서 준 프린트가 시험문제랑 많이 겹쳐가지고…]
해당 학원은 시험 직전 보강에서 백여 개의 예상 문제를 줬습니다.
학교 시험 22문항 가운데 18~19개 문항이 학원 문제에서 숫자와 선지 등이 바뀐 채 비슷하게 나온 걸로 파악됩니다.
이 학교 수학 시험은 평균이 30~40점일 정도로 어려운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학원을 다닌 학생 5명은 모두 90점을 넘겼습니다.
학원 측은 점수가 50점이나 오른 학생도 있다며 온라인에 홍보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B군/2학년 학생 : 원래 40점, 50점 받던 친구들이 50점 이상 상승을 하니까… 그건 개인적으론 결과가 과정을 반증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예상 문제지를 없애라고 했다'는 글도 온라인에 올라왔습니다.
해당 학원 강사는 논란이 커지자 "출제 경향성을 분석해 적중한 것일 뿐"이라며 시험 문제를 예측한 방법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취재진에게도 "학교에서 출제 경향을 바꿀까 봐 예상 문제지를 없애라고 한 것"이라며 "숫자 등이 달라 완전히 똑같은 문제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학교 측은 "문제들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확인돼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보고 유출 여부와 상관없이 재 시험을 결정한 것"이라며 지난주 분당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교육청도 곧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이동현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한영주]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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