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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아시아임팩트] 하얀 재앙 덮친 '초원의 나라'‥사람도 가축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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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초원의 나라 몽골은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마다 극심한 한파 재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초원은 눈으로 뒤덮여버리고, 유목민들의 가축은 풀을 먹지 못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데요.

이지은 기자가 몽골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500km 동쪽 수흐바타르주로 향합니다.

아직 10월인데도 주변은 온통 하얀 눈밭입니다.

초원의 풀들도 모조리 눈으로 뒤덮여 소와 양 떼들이 먹이를 찾아 헤맵니다.

8시간 뒤 목적지에 다다르자 황무지가 펼쳐집니다.

가축들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수흐바야르/세이브더칠드런 몽골]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서 염소와 양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지난 겨울) 많은 염소와 양이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이곳엔 가뭄과 한파가 반복됐습니다.

풀은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가축들은 굶어죽었습니다.

20여 년 유목생활을 해온 알타이 씨네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알타이/피해 유목민]
"원래 천여 마리의 가축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조드를 겪은 후 소 10마리와 염소 20마리만 남았어요."

극심한 추위에 알타이 씨 남편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은 건 어린 손주들과 빚더미뿐입니다.

[알타이/피해 유목민]
"(작년을) 떠올리기가 너무 힘듭니다. 지난 50년 동안 그렇게 많은 눈은 본 적이 없어요."

'조드', 몽골어로 재앙을 뜻하는데, 극심한 한파 재난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겨울엔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이례적 추위까지 찾아와 피해가 더 컸습니다.

이곳 수흐바타르 지역은 몽골에서도 조드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데, 지난겨울에만 가축의 45%가 죽었습니다.

몽골 전체에선 지난겨울 25만 명 이상의 몽골인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눈보라로 스무 명이 숨졌고 7백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했습니다.

담딘더르찌 씨 역시 가축 대부분을 잃었습니다.

[담딘더르찌/피해 유목민]
"40여 년 동안 일궈온 것들이 제 눈 앞에서 3달 만에 무너졌습니다. 매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조드는 원래 10년 주기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빈도가 잦아져 지난 10년 동안 6번이나 발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탓입니다.

북극 한기를 가두던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지면서 북극의 찬 기운이 그대로 밀어 닥치고 조드 현상도 더 극심해지는 겁니다.

[알타이/피해 유목민]
"지난 겨울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조상들에게서도 듣지 못했고 평생 유목민이었던 자신들도 처음 접하는 이 참혹한 기후재난.

더 절망스러운 것은 앞으로 얼마나 더 자주 더 큰 재난이 닥칠지 모른다는 겁니다.

[담딘더르찌/피해 유목민]
"날씨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다가올 겨울도 불확실해 불안합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전인제 / 영상편집 : 조민우 / 취재협조 :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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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장영근 전인제 / 영상편집 : 조민우 이지은 기자(ez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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