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6 (토)

[뉴블더] "싹싹 빌게요, 살려주세요"…무릎 꿇은 엄마의 사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어제(24일) 국회 국정감사장 모습입니다.

한 여성이 감사장 한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울먹이는 모습인데요.

이 여성이 이렇게 무릎을 꿇은 이유 바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소음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은 강화군에서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 동물 울음소리 같은 소름 끼치는 대남 확성기 소음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면서, 아이들의 일상까지 무너져버렸다고 토로한 건데요.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 씨/인천 강화군 주민 : 손자분, 손녀분, 자녀분이 '엄마, 나 이 방송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무서워요. 잠을 못 자겠어요' 이러면 어떻게 얘기를 해주실 수 있으세요? 저희 딸 아이 같은 경우는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 입에 구내염 생기고, 아들내미 같은 경우는 새벽 뭐 3~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지금 막 그러는 상황인데…. 저 그러면 진짜 이렇게 무릎 꿇고 진짜 싹싹 빌게요, 정말. (아이들이) 엄마, 그럼 내일부터 이 방송 안 들을 수 있는 거냐며….]

60년 동안 강화에서 살았다는 또 다른 주민도, 참고인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최근 방송 소음이 더 커졌고 횟수는 잦아졌다며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B 씨/인천 강화군 주민 : 전에 대남방송이 없었던 게 아니거든요. 그때는 밤에는 틀어주지 않았어요. 지금은 밤에도 틀어요. 그런데 이번에 평양에 드론 삐라 떨어진 이후로 3배는 더 커졌어요, 소리가.]

이런 접경 지역 주민들의 호소에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소음 관련 전문가를 현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우리 쪽으로 확성기를 틀기 시작한 건 지난 7월인데요.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소음은 점점 기괴해졌고, 이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강화군에서만 이런 소음 피해를 입는 주민이 4천6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안효철/인천 강화군 당산리 (SBS 8뉴스, 지난 9월 20일) : 귀신 나오는 소리처럼 '끼익 끼익'대고 하루에 24시간이면 20시간을 (송출)한다고 봐야 돼요.]

[김옥순/인천 강화군 당산리 (SBS 8뉴스, 지난 9월 20일) : 고추 그런 걸 따고 들어가도 '왕왕왕왕'(하는) 소리가 있어서요. 정신질환이 올 것 같아요.]

이런 가운데, 일부 단체는 다음 주 중 대북 전단을 날리겠다고 예고하면서 접경지 주민의 피해만 더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