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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사실은] '기적의 비만약' 위고비…'아무나 처방'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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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위고비'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병원에서 몸무게가 정상인 사람들에게도 미용 목적으로 이걸 처방해 주고 있습니다. 문제가 없는 건지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에서 따져봤습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위고비를 처방해 준다는 한 병원.

자리에 앉자, 원하는 용량부터 물어봅니다.

[의사 : 위고비 몇 mg 해 드려요? 시작 단계 0.25.]

상담자는 키 150cm대에 몸무게 40kg대, 비만 지수는 19로 저체중에 가깝지만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이거 뭐 큰 문제는 없어요. 이건 식욕 억제야. 그냥 입맛이 없어지는 거야. 입맛이.]

다른 병원에서는 더 마른 경우도 처방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병원 관계자 : 더 체중이 낮으신 분들도 오셨어요. 사실 BMI 지수(비만 지수) 때문에 처방이 안 되거나 그런 케이스는 없어요.]

위고비는 비만 또는 심혈관 질환 등을 가진 과체중 환자의 치료를 위해 허가됐는데, 단순 미용 목적의 처방도 성행하는 겁니다.

이는 식약처 허가 사항과 다르긴 하지만 처방 자체는 의료진 재량이어서 불법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을까요.

위고비는 비만이나 과체중 환자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정상 체중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검증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보건 장관이 나서 미용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가장 먼저 출시된 미국에서는 정상 체중에는 처방을 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어서 오·남용할 경우 지나친 식욕 저하와 거식증 등 섭식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틱톡커 (@TiTaTots) : 첫 주사 이후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어요. 오늘은 몇 번이나 토했고, 전혀 먹은 게 없어서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어요.]

[강재헌/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어떤 약이든 효과와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 체중이기 때문에 체중 감량이 이득이 되지 않는데 약의 부작용 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처방해선 안 된다.]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도 정상체중의 사람이 써도 되는지 묻는 SBS 질의에, 허가 외 방식으로 사용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적정 용량과 용법 외에 사용할 경우 안전을 보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이재준·이예지·장예은, VJ : 김준호, 작가 : 김효진, 인턴 : 배시진)

SBS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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