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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단독] 설계자도 "겁난다"는 여의도선착장‥공사비 줄이려 설계변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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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시 여의도선착장의 개인사업자 특혜 의혹과 공사 지연에 대해 보도해드렸는데요.

서울시의 해명은 설계를 더 안전하게 변경하다 보니 공사가 늦어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설계변경을 맡은 업체조차 안전성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선박 위에 3층 건축물이 올라가는 여의도선착장의 무게는 약 8,000톤입니다.

당초 이를 고정하기 위해 선박 아래 강철 쇠사슬 4개를 연결하고, 콘크리트 50톤씩을 쇠사슬에 닻처럼 매달아 한강 바닥에 파묻도록 설계했습니다.

반포대교 근처의 세빛둥둥섬에도 적용된 방식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 최종 설계가 변경됐습니다.

쇠사슬을 없애고, 대신 선박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를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렸습니다.

그러면서 다리 폭을 3미터에서 5미터로 늘렸습니다.

사업자와 서울시는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설계를 바꿔 공사 기간도 늦어진 거라고 했습니다.

[주용태/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 (지난 7일)]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여 사업 기간을 연장해 주었습니다."

전문가들에게 바뀐 설계안을 보여줬습니다.

쇠사슬 고정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다리 고정방식이 극한 태풍이나 홍수를 견딜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합니다.

[이장현/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태풍을 같이 견뎌야 돼요. 풍속이 40-50m/s 엄청난 하중을. 물도 이렇게 오고 바람도 이렇게 와버린다. 그러면 얘(다리)가 이걸 다 견뎌야 되거든요. 이 도교(다리 방식은)는 피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인, 그런 상식적인 문제입니다."

[정광효/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구조물이 안전해도 지반이 못 버틸 수도 있어요. 결국 (다리를) 땅에(둔치)에 박아놔야 되잖아. 여기서 못 견뎌 땅 전체가 날아가는 거지."

심지어 직접 설계를 바꾼 업체조차 안전성을 자신하지 못합니다.

[여의도선착장 설계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태풍 같은 거 왔을 때 육상 쪽에 (고정 장치가) 부서져서 배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고, 그걸 버티려면 '싱커앵커 (쇠사슬 장치)'를 안 하면 절대 안 돼요. (선착장 사업자가) 도교(다리)로만 잡자고 하길래 '야, 우리 회사 오래가야지 이거 겁난다'"

두 설계안은 비용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다리는 한 개당 1억 원 정도로 5개면 5억 원가량 드는데, 폭이 늘어나면 비용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쇠사슬 체인 방식은 약 15억 원가량이 필요합니다.

[여의도선착장 선박 제조 업체 (음성변조)]
"초기에 도교(다리) 금액은 많이 발생돼도 2~3억‥(쇠사슬 체인은) 12억에서 15억 원 정도 예상해본 겁니다."

[여의도선착장 설계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이렇게(쇠사슬 체인) 하면 또 비용이 올라가거든요. 저희가 (선주를) 계속 설득했어요. 도교만으로는 안전상 너무 위험하다고"

사업자는 다리 방식이라고 공사비가 더 적게 드는 건 아니라며 비용 때문에 설계변경을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감리업체는 MBC 취재가 시작되자, 고정방식에 쇠사슬 체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임지환 우성훈 / 영상편집 : 조민서 / 3D그래픽 : 하상우 정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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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임지환 우성훈 / 영상편집 : 조민서 이문현 기자(lm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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