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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집단 학폭에 분노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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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현직 시의원이 가해학생의 부모인 집단 학교폭력 사건을 두고 공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래 섞인 과자를 먹으라고 하는 등 집단 학교폭력이 있었지만, 부모 직업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인데요.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도 교육감이 학폭위 심의과정을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 70여 개가 줄지어 늘어섰습니다.

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 4명이 또래 학생에게 가한 집단 학교 폭력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분노가 쏟아졌습니다.

[나영호/해당 학교 학부모]
"정말 피해자에게는 영혼이 파괴되는 것과 같은 고통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당당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들은 이른바 '식인종 놀이'를 하면서 "죽이겠다"며 피해 학생 몸에 흉기를 들이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뺨을 때리고 발로 밟는 등 실제 폭행도 벌어졌고, 과자를 잘게 부숴 모래와 섞은 뒤 먹어보라고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이런 집단 괴롭힘이 지속됐다고 합니다.

[피해학생 아버지]
"물건은 계속 분실이 되고, 무슨 '과제를 해야 된다'고 과제비라고 '뭘 사야 된다'고 돈은 받아가고 그런 상황들이 계속‥"

피해자가 지난 7월 학교에 학폭 신고를 한 뒤, 지난달에야 일부 학생에게 5일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졌고, 이달 들어서야 가해자와 피해자 간 학급교체로 분리조치가 이뤄졌습니다.

피해학생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피해학생 아버지]
"자기 메모장에도 그런 내용들에 대해서도 작성이 돼 있고. 진짜 내가 우리 작은 아이 잃었을 수도 있겠구나."

성남시교육지원청도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했지만, 강제 전학이 아닌 학급교체 조치를 내려습니다.

피해학생이 가해자들을 형사고소했고, 처벌을 원하고 있는데도, 폭력을 주도한 학생에게까지 화해정도에서 2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줘 전학 처분이 내려지는 16점에 미치지 못한 겁니다.

[정복연/변호사]
"정확한 매뉴얼이나 평가 기준이 없다 보니까 해당 교육청마다 전혀 다른 판단을 하고 있고요."

여기에 가해자 부모들 가운데 한 명이 현직 시의원인 이영경 성남시 의원이고 이 씨가 학부모 회장까지 지낸 걸로 확인되면서 이런 배경이 학교와 교육청의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학폭위 심의 과정을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태희/경기도교육감 (어제)]
"여러 가지 지적해 주신 말씀이 저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의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한차례 사과문을 발표하고 소속정당인 국민의힘도 탈당한 이영경 성남시의원은 오늘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 불참했습니다.

이영경 성남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폭위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이관호 / 영상편집 : 배우진 / 화면제공 : 유튜브 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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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독고명 이관호 / 영상편집 : 배우진 이재욱 기자(ab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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