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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예견된 윤-한 빈손 면담‥당정관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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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통령실 출입하는 구승은 기자에게 좀 더 물어보겠습니다.

구 기자, 밥 먹는 걸 중시한다는 대통령이 약속 있다고 밥을 또 안 준 것부터 시작해서 결국 이러려면 왜 만났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오히려 더 꼬이는 느낌이에요.

◀ 기자 ▶

네, 의전과 형식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은 외교 일정을 이유로 약속에 늦게 도착했습니다.

산책 때는 대통령실 직원들도 동행했는데, 이 중 한 명은 한 대표가 지목해온 '김건희 라인' 사람이었는데요.

이걸 두고 친한계는 인적쇄신 요구를 무시하려고 일부러 그랬다고 보고 있습니다.

면담 때 좌석 배치도 논란인데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참모로 명백히 윤 대통령의 아랫사람인데, 한 대표를 나란히 옆에 앉혔습니다.

한 대표는 상하 구별 없는 원탁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이 거절한 사실도 확인됐는데, 과거 이재명 대표와 만남 등 원탁을 쓴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은 "테이블 요구는 과하다, 직사각형 테이블을 쓴 적도 많고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콜라'까지 준비했다"고 하지만,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진 듯합니다.

◀ 앵커 ▶

물론 의전 형식 다 중요한데, 내용이 중요할 텐데, 그런데 보통 이렇게 프로 정치인들, 직업 정치인들이 만나면 만나고 나서 설명이 나오잖아요, 사람들이 궁금해하니까.

그런데 양쪽 모두, 특히 대통령실은 하루가 지나서 늦게 설명을 내놨는데 아마추어들 같은 느낌도 있고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대통령실은 한동훈 대표가 직접 브리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려고 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작 한 대표는 바로 귀가를 해버렸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브리핑을 했거든요.

박 실장은 "분위기를 모른다", "대통령 반응을 전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브리핑의 알맹이는 없었고 대화가 안 풀려 감정이 상한 듯한 모습이 연출됐거든요.

'빈손 면담' '맹탕 면담'이었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대통령실이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선 모양새가 됐습니다.

◀ 앵커 ▶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사실 국민을 상대로 하는 건데 설명을 바로 하는 게 맞았던 것 같은데요.

자, 그런데 묘한 상황이 하나 더 있었죠?

저녁 먹기 전에 한동훈 대표랑 면담을 하고,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해서 했는데 그게 다름 아닌 추경호 원내대표였어요.

◀ 기자 ▶

네, 추경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불러 만나러 갔다. 가끔 있는 일"이라고 했지만, 한동훈 대표 측은 전혀 몰랐던 분위기입니다.

추 원내대표는 당내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 원내대표를 통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 단속에 나선 거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한 대표의 김 여사에 대한 3대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자마자, 바로 다른 사람과 김 여사 문제 대책을 논의한 셈이 됩니다.

친한계들은 한 대표가 원외라고 노골적으로 무시한 거라며 더 불쾌해하는 분위기입니다.

◀ 앵커 ▶

조만간 세 번째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가 국회에서 예상이 되는데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대통령이 이렇게 일종의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고 해서 한동훈계가 같이 움직일 거다. 뭐 특검법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 거다, 이렇게 예상이 되지는 않는데 어쨌든 그래도 당정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갈 것 같네요.

◀ 기자 ▶

대통령실은 "이탈표는 없다"고 자신하지만 당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제 또 심기가 불편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면담을 앞두고 있던 한동훈 대표가, "야당 대표도 만나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제안에 대해, "좋다, 만나자" 바로 화답한 겁니다.

국정감사 이후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 공교롭게 야권이 '김 여사 특검법'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시점입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또 대통령을 압박한다,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모르겠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인데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났지만, 국정동력이 확보되기 보다는 갈등만 재확인했고, 앞으로의 당정 관계도 험난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 앵커 ▶

대통령의 심기가 또 불편했다.

왜 아까 그 대목이 좀 눈에 띄더라고요.

어떤 걸 발견하면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통해서 연락해라.

두 사람의 거리가 아무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구승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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