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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아는 체하면 눈물 나게 고마워"…고독사 몰리는 5060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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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와 단절된 상태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 지난해에만 3600명 넘게 발생했는데, 이렇게 숨지는 사람이 하루 10명꼴이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상당수가 50~60대 남성, 또 기초수급자입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건 어디다 쓰는 거여?} 목욕할 때. {샤워하고?} 아니. 거품 내는 행주에다 몸 닦는 거여.]

홀로 사는 일흔다섯, 뇌 병변 환자 홍윤자 씨는 요즘 귀인을 얻은 기분입니다.

근처 백반집 주인인 이웃 박상유씨가 수시로 들러 안부를 챙기고 어려움도 뚝딱 해결해 줍니다.

지자체의 고독사 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올 초부터 만났습니다.

[홍윤자/75세 : 어디 다녀오다 만나면 그냥 아는체하면 너무 좋아. 외롭지도 않고. 진짜 눈물 나도록 고마워.]

지역마다 고독사를 막으려 애쓰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정부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3661명으로, 해마다 늘어 하루에 10명꼴이 된 겁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가장 많았는데, 특히 50대와 60대 남성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들이 외롭게 떠난 자리엔, 정돈되지 못한 일상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김새별/유품정리사 : 제가 가는 고독사 현장의 90% 이상은요. 집안에 술병이 많고 정리 정돈이 굉장히 안 돼 있죠. 각혈을 하고 곳곳에 (휴지를) 버려놓은 흔적이라든지 세숫대야나 큰 대접을 가져다 놓고. 음식을 해 드신 흔적들이 별로 없으세요. 여자분들하고 다르게.]

그동안 법이 두 번 고쳐지면서 고독사 범위도 넓어졌는데, '사회적 고립' 이 핵심 기준이 됐습니다.

어떤 경우가 사회적 고립이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지, 국가 차원에서 구체적 요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독사 예방법 시행 3년이 된 지금도 숫자 파악 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결국, 지자체마다 대책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박진옥/나눔과나눔 상임이사 : (고독사 정의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지역마다 고독사, 사회적 고립 예방정책의 지역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고독사 사망자의 약 40%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파악된 만큼, 빈곤에 대한 사회 안전망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화면제공 김새별]

[영상취재 유연경 반일훈 이동현 / 영상편집 김영석 / 영상디자인 신하경]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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