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월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위기라는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위기론, 지난주 주가가 5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다시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5만 원대로 떨어진 게 오랜만이죠?
1년 7개월 만인데요.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로 떨어졌던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7월 초 한때 8만 7천 원을 넘었거든요.
시가 총액 기준으로 160조 원 넘게 줄었고요.
9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10조 원 넘게 팔았는데, 같은 기간 한국 주식 판 규모, 8조 4천억 원보다 컸습니다.
이 시기 외국 투자자 동향을 보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다른 주식들은 샀습니다.
삼성전자에게는 야박한 말이긴 하지만,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지난주에 발표한 3분기 실적이 나왔었잖아요.
◀ 기자 ▶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천억 원이었거든요.
10조 원 넘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평가에 주가가 일단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간 6조 원 흑자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당연히 좋아진 거고요.
심지어 79조 원을 기록한 매출은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그래서, 실적, 이 숫자만 보면 주식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 앵커 ▶
전망을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 개발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요.
◀ 기자 ▶
숙제를 계속 미루고 있는 형국인데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회사가 관심이 집중된 분야인 인공지능 서버 칩용 메모리칩, HBM 개발이 "예상 대비 지연되고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중국업체의 저가 제품 시장 추격을 허용한 지 오래고, 고가 시장에서도 애플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죠.
많은 투자로 추격을 예고했던 파운드리, 주문형 생산 분야에서도 1위인 TSMC와 거리가 갈수록 멀어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세계 1위 D램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아직은 저가 제품 위주지만, 시장 점유율 10%를 넘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죠.
메모리 반도체 부문만 떼어 보면, 사실 이게 이번 분기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였을 텐데요.
SK하이닉스보다, 이익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주요 분야에서까지 떨어지다 보니, 주가도 인공지능 열풍 선도한 엔비디아는 물론, TSMC, SK하이닉스 같은 경쟁기업들의 상승세를 그저 지켜보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앵커 ▶
삼성전자도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영진이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에 동행한 뒤 지난 주말 귀국했거든요.
지금 이제 나오는 화면인데, 장소는 공항입니다.
귀국길을 틈타서 취재진들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부회장의 굳은 표정이 있었지만, 아무런 답은 듣지 못했는데, 바로 이 표정이 지금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미 경영진도 실적 발표 때 "기술 경쟁력, 회사의 미래에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사과를 담은 메시지를 이례적으로 내서 내부에서도 충격의 강도를 어느 정도 느끼는지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단 수익을 못 내는 사업 부문을 정비하고 있고요.
인공지능 반도체 HBM팀을 재정비해서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위기 탈출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조직도 인적 개편이 있을 거다 라는 가능성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주식시장을 보면 당장은 미덥지 않게 보는 것 같기는 합니다.
전망은 좀 어떨까요?
◀ 기자 ▶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삼성전자가 전과 다른 거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었거든요.
하필 미국의 중국 시장 봉쇄, 반도체 시장 패러다임 교체 같은 급격한 외부 변화가 일어난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 수감·재판이 이어진 삼성은 큰 결정 내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금 같은 냉정한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전망 역시 단언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좋은 인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관론을 뚫어낼 수 있을지, 첫 시험대는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과연 언제쯤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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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위기라는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위기론, 지난주 주가가 5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다시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5만 원대로 떨어진 게 오랜만이죠?
◀ 기자 ▶
1년 7개월 만인데요.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로 떨어졌던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7월 초 한때 8만 7천 원을 넘었거든요.
이걸 감안하면, 최근 3개월 사이에만 30% 넘게 빠진 겁니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160조 원 넘게 줄었고요.
9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10조 원 넘게 팔았는데, 같은 기간 한국 주식 판 규모, 8조 4천억 원보다 컸습니다.
이 시기 외국 투자자 동향을 보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다른 주식들은 샀습니다.
이러다 보니 최근 주가 하락,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 또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 탓이 아니라 '삼성전자' 자체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삼성전자에게는 야박한 말이긴 하지만,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지난주에 발표한 3분기 실적이 나왔었잖아요.
이게 안 좋았던 것도 한 원인이었겠죠?
◀ 기자 ▶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천억 원이었거든요.
10조 원 넘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평가에 주가가 일단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간 6조 원 흑자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당연히 좋아진 거고요.
심지어 79조 원을 기록한 매출은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그래서, 실적, 이 숫자만 보면 주식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 앵커 ▶
전망을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 개발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요.
◀ 기자 ▶
숙제를 계속 미루고 있는 형국인데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회사가 관심이 집중된 분야인 인공지능 서버 칩용 메모리칩, HBM 개발이 "예상 대비 지연되고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중국업체의 저가 제품 시장 추격을 허용한 지 오래고, 고가 시장에서도 애플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죠.
많은 투자로 추격을 예고했던 파운드리, 주문형 생산 분야에서도 1위인 TSMC와 거리가 갈수록 멀어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세계 1위 D램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아직은 저가 제품 위주지만, 시장 점유율 10%를 넘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죠.
메모리 반도체 부문만 떼어 보면, 사실 이게 이번 분기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였을 텐데요.
SK하이닉스보다, 이익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주요 분야에서까지 떨어지다 보니, 주가도 인공지능 열풍 선도한 엔비디아는 물론, TSMC, SK하이닉스 같은 경쟁기업들의 상승세를 그저 지켜보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앵커 ▶
삼성전자도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영진이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에 동행한 뒤 지난 주말 귀국했거든요.
지금 이제 나오는 화면인데, 장소는 공항입니다.
귀국길을 틈타서 취재진들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부회장의 굳은 표정이 있었지만, 아무런 답은 듣지 못했는데, 바로 이 표정이 지금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미 경영진도 실적 발표 때 "기술 경쟁력, 회사의 미래에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사과를 담은 메시지를 이례적으로 내서 내부에서도 충격의 강도를 어느 정도 느끼는지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단 수익을 못 내는 사업 부문을 정비하고 있고요.
인공지능 반도체 HBM팀을 재정비해서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위기 탈출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조직도 인적 개편이 있을 거다 라는 가능성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주식시장을 보면 당장은 미덥지 않게 보는 것 같기는 합니다.
전망은 좀 어떨까요?
◀ 기자 ▶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삼성전자가 전과 다른 거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었거든요.
하필 미국의 중국 시장 봉쇄, 반도체 시장 패러다임 교체 같은 급격한 외부 변화가 일어난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 수감·재판이 이어진 삼성은 큰 결정 내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금 같은 냉정한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전망 역시 단언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좋은 인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관론을 뚫어낼 수 있을지, 첫 시험대는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과연 언제쯤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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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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